'이선균 마약 룸살롱' 상호 바꾸고 '주거지역'서 영업 중


마약 사건 후 이달 이름 변경
주택가 복판에 인근 초등학교
강남구청 "법적으로 문제 없어"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지난 2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 출석하고 있다./인천=임영무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지난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출입했다는 강남의 이른바 '회원제 룸살롱'이 최근 업소명을 바꾸고 계속해서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소는 주거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단속이나 제재가 불가능한 '법적 사각지대'에 있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이 씨가 드나든 유흥업소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역삼동 'G업소'가 'M업소'로 상호를 바꾸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까지 G업소였던 이곳은 11월부터 상호를 M업소로 변경했다. 지난달 19일 터진 이 씨의 마약 혐의 사건 여파로 상호를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철 9호선 언주역 인근 도로변에 위치한 모 건물 지하 1·2층에 있는 해당 업소는 낮엔 문이 닫혀 있었다. 다만 우편함에 각종 고지서가 들어 있고, 깨끗이 관리된 외관상 밤에 문을 열고 영업하는 것으로 보였다. 건물 관리인 역시 "저녁 늦게 문을 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물 뒤편으로는 빌라와 주택들이 빼곡했다. 건물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에는 초등학교 두 곳도 눈에 띄었다. 주거지역에서 유흥업소가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업소가 위치한 지역은 제3종주거지역과 일반상업지역으로 현행법상 위락시설 용도로 건축 및 용도 변경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업소는 지하를 위락시설로 용도 변경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배우 이선균이 드나든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 유흥업소. 현행법상 위락시설 용도 변경이 불가한 제3종거주지역으로 확인됐다. /황지향 기자

위락시설은 건축법시행령 별표1 제16호에서 '근린생활시설에 해당하지 않는 단란주점, 유흥주점, 무도장, 카지노영업소'를 뜻한다. 일반상업지역이더라도 주거지역 경계로부터 50m 이내에서는 영업할 수 없으며, 50m 초과 200m 이내까지는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용도 변경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업소가 영업할 수 있는 이유는 법적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업소 지하는 2001년 8월 위락시설로 용도 변경했다. 위락시설을 제한하는 규정을 담은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는 2001년 11월 개정됐다. 개정안 소급 적용이 안 되면서 위락시설 영업이 가능했던 것이다.

관할 기초자치단체인 강남구청은 "상업지역에서 주거지역 경계로부터 위락시설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이 2001년 11월 개정됐다"며 "그 이전에는 관련법에 따라 용도 변경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법적 한계로 주거지역에서 유흥업이 20년 넘도록 상호를 바꾸면서 지속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마약 관련 의혹까지 받고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자치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현재라면 해당 지역에 위락시설이 들어갈 수 없다"면서도 "이전까지는 도시계획법이 적용돼 주거지역 관련 내용이 없었고 상업지역 내에서는 위락시설 용도 변경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도시계획법은 2002년 2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폐지됐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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