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해경 지휘부 무죄 확정…사실상 말단 1명만 유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전원 무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만 유죄

14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3차 청문회에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 지휘부의 무죄가 확정됐다. 참사 발생 9년 만이다. 이로써 세월호 참사로 유죄가 확정된 해경은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123정장 사실상 1명이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최상환 전 해경 차장 등 10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된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이재두 전 3009함장에게는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김 전 청장 등은 2014년 4월18일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 현장 구조를 제대로 지휘하지 않아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김문홍 전 서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에 더해 '목포서장 행동사항 및 지시사항 문건’에 사고 초기 퇴선 명령을 내렸다는 등 허위 내용을 추가한 혐의, 이재두 전 함장은 '여객선 세월호 사고 관련 자료 제출 보고’ 문건을 허위로 작성하고 행사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김문홍 전 서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 이재두 전 함장의 직권남용 혐의는 유죄로 보고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2022.04.16. jhope@newsis.com/뉴시스

검찰은 2014년 광주지검, 2020년 특별수사단 등 두차례 수사를 거쳐 세월호 참사에 연루된 해경 총 12명을 기소했으나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은 징역 3년이 확정된 구조 현장 지휘관 김경일 전 123정장이 사실상 유일하다.

그외 관련 인사와 의혹들도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거나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로 결론났다.

이에 앞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대부분 무죄가 확정됐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2명은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해 재판을 다시 받고 있다.

2021년 1월 세월호 특별수사단 수사 결과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으로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국가정보원의 유족 사찰 의혹도 기소에 이르지 않았다.

업무상과실치사죄를 혐의에서 제외하라는 등 세월호 검찰 수사에 외압을 넣은 의혹을 받은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무혐의 처분됐다.

2021년 8월 이현주 특별검사가 조사한 세월호 CCTV DVR 등 증거조작 의혹도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이날 대법원 판결 후 연 기자회견에서 "생명이 무고하게 희생되더라도 국가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선례를 사법부가 남기고 말았다"고 밝혔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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