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도 절차지켜야" 문무일, '김학의 출금 의혹' 2심 증인으로


'이규원 수사 외압 의혹' 이성윤 재판서 절차 강조
이규원·이성윤, 1심서 모두 무죄…항소심 본격화

이규원 검사의 항소심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항소심 재판의 첫 증인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될 예정이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검사의 항소심이 본격화한다. 2심 재판 첫 증인은 '악인이라도 절차는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다.

서울고법 형사11-3부(김재령 송혜정 김영훈 부장판사)는 오는 11월 27일 오후 2시 이 검사 등의 자격모용공문서작성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에 문 전 총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겠다고 30일 밝혔다.

문 전 총장은 김 전 차관 출금 처분 당시 검찰총장이었다. 봉욱 당시 대검찰청 차장은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을 출금 조처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문 전 총장에게 보냈지만 답장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검사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던 문 전 총장은 증인신문 내내 절차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문 전 총장은 지난해 9월 이 연구위원의 1심 공판에서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법적 절차를 따르는 게 민주주의다. 수사대상이 악인이라도 민주주적 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옳고 그름의 문제는) 양형에서 선처를 바랄 수 있으나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옳은 일이라는 이유로 법적 절차를 건너뛰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검사 등은 2019년 3월 23일 오전 12시 20분 인천발 방콕행 저비용 항공사 티켓을 구매해 출국하려는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국금지하는 과정에서 개인 정보를 조회하고 부실한 서류로 절차를 밟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 이 검사와 차 전 본부장이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긴급 출금 조처를 했다고 해서 곧바로 직권남용죄를 인정할 정황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라며 이 검사는 물론 함께 재판에 넘겨진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본부장, 이광철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연구위원 역시 "이 검사 수사 진행을 하지 못한 건 피고인 외에 윤대진 당시 검찰국장의 전화, 대검과 안양지청 사이 의사소통 부재, 안양지청 지휘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수사가 중단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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