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공간 시민 발걸음…"사고 없었어야"


4대종교 기도회로 추모행사 시작…대규모 시민추모대회 예정

이태원 참사 1주기 29일 사고 현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아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시민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태원 참사 1주기 29일 오전 9시쯤부터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옆 골목 사고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추모 공간에는 희생자들이 생전 좋아하던 음식이 놓여있었다.

주말이지만 시민들은 속속히 현장을 찾아 포스트잇에 희생자 명복을 비는 문구를 적어 추모 공간에 붙혔다. 희생자 유가족과 친구들은 검은색 옷을 입은 채 현장을 찾아 눈물을 쏟으며 희생자를 그리워했다. 한 시민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오후 1시30분쯤에는 일부 시민이 찾아 "마약 하거나 놀러 온 애들이 죽은 것"이라고 말해 작은 소동이 있었다. 이에 다른 시민이 "뭐라고 했느냐"며 항의했고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오후에 접어들면서 수백여명 시민이 현장을 찾고 희생자를 기렸다.

서울 도봉구에서 왔다는 강윤석(60) 씨는 "시간은 빨리 지나갔는데 바뀐 것은 없는 것 같다"라며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안 지고 유야무야 넘어간 것 같다. 사고당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당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오후 1시59분쯤에는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4대종교(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기도회가 열렸다. /최의종 기자

길을 가던 중 추모 공간을 찾아 잠깐 멈추고 희생자를 기리는 이들도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부부는 "구조를 제대로 안 했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더 속상하다"고 말했다.

오후 1시59분쯤에는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4대종교(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는 주최 측 추산 유족 100여명 등 총 500여명이 참석했다. 원불교와 개신교, 불교, 천주교순으로 10분가량 기도와 독경을 하며 희생자를 기억했다.

기도회가 끝난 뒤 유가족과 시민들은 추모 공간에 헌화한 뒤 이태원역에서 출발해 용산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을 지나 시청역 인근 서울광장까지 행진한다.

아침부터 시민들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졌던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5시부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주도로 '1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린다. 추모대회에는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한다.

여권에서는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청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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