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파출소장 갑질' 피해 여경 박모 경위가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경위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출소장은 지난 3월부터 부하직원인 제게 근평 등을 무기로 갑질, 부당한 지시 등을 일삼았다"며 "이를 감찰 조사해야 할 부서에서는 보호조치는커녕 2차 가해를 해 자살까지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일부 몰지각한 동료들에게 심각한 2차 가해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는 실정"이라며 "조직 내 동료도 보호하지 않는 경찰의 사회적 약자 보호가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임원진 8명과 한국여성민우회도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 "경찰청은 가해자 비위를 인정했으나 (서울경찰청) 감찰 부서의 부적절한 대응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는 비위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경찰청이 이 사안을 정말 공정하게 엄중하게 조사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동료들은 피해자의 문제 제기에 부적절한 언행과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통해 피해자를 위축시키고 정신적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며 "2차 피해를 야기한 서울청 감찰 부서 관계자들과 동료들도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직협 등에 따르면 박 경위는 가해자와 제대로 된 공간분리가 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병가를 사용했다. 일부 동료들은 병가 후 복귀한 박 경위에게 '파출소장은 타격이 없어. 계속 문제 만들면 너만 어려워질거다', '(병가 다녀와서) 얼굴만 좋네' 등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장 A경감이 지역 유지 B씨와 식사 자리에 박 경위를 부르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경감은 "회장님(B씨)이 승진시켜 준다"며 박 경위에 접대와 비서 노릇을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경위는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실에 A경감에 대한 진정을 제기했으나 직권 경고에 그치고 A경감이 맞진정을 내 감찰을 받게 되자 실명을 밝히고 피해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경찰청은 지난 18일 "당시 상황·참고인 진술 등 고려할 때 (A경감의 행위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지시 요구에 해당해 비위가 인정된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통지했다. 다만 서울경찰청 감찰조사계장 등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박 경위의 문제 제기는 비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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