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민은 청년이 잘 알죠…서울형 '당사자 참여주의' 4년


청년이 제안, 시의회 거쳐 예산 편성
대학 비진학청년 진로설계·월세 지원도

서울시는 2019년부터 청년당사자가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청년자율예산제를 운영하고 있다. 청년들의 진로설계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청년인생설계학교 강의 모습. /서울시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서울시 청년마음건강, 청년수당, 자립준비청년 일상지원, 월세 지원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청년 당사자들이 서울시에 직접 제안해 실현된 정책이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청년당사자가 서울청년참여기구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에 참여해 신규 정책을 발굴하는 청년자율예산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매년 10월 개최하는 총회 서울청년시민회의에서 청년들이 제안한 청년자율예산 편성안을 의결하면 서울시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다음해 서울시 예산으로 최종 편성된다.

2020년 31개 사업 280억 원 예산 편성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10개 사업 2억 원 예산 편성이 예정돼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청년당사자가 서울청년참여기구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에 참여해 신규 정책을 발굴하는 청년자율예산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명은 위심리언어상담센터 소장이 상담하는 모습. /본인 제공

청년자율예산제로 실제 시행 중인 사업 중 대표격은 청년수당이다.

미취업자거나 주30시간 이하 또는 3개월 이하 단기근로자인 중위소득 150% 이하 만 19~34세 청년에게 활동지원금 월 50만 원을 최대 6개월간 지급한다. 2015년 서울시에서 발표한 이후 경기도, 대전시, 부산시, 광주시, 성남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청년마음건강 지원사업은 청년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반응이 좋다. 만 19~39세 서울 거주 청년을 대상으로 기본 4회기의 무료 상담을 제공한다. 지난해 서울시가 청년자율예산 의견 수렴을 위해 진행한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를 비롯해 정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힘을 쏟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도 있다. 보호시설 퇴소를 앞둔 자립준비청년이 안전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거주비가 부담되는 대학생을 위한 월세 지원 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만 19세에서 39세 이하로 월 소득이 312만 원을 넘지 않는 대학생들에게 보증금 5000만 원 이하, 월세 60만 원 이하 주택에 살 때 드는 월세를 매달 20만 원씩 최대 1년까지 지원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청년당사자가 서울청년참여기구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에 참여해 신규 정책을 발굴하는 청년자율예산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9일 자립준비청년 전용공간 영플러스서울 개소식에서 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대학 비진학청년을 위한 진로 설계 프로그램도 당사자가 직접 제안했다는 의미가 있다. 비진학청년들의 초기 진로 탐색과 가능성 발견을 돕는 프로그램을 청년인생설계학교에서 제공한다.

지난해 서울청정넷에서 활동하면서 정책을 제안한 이영은(26) 씨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나와 비슷한 청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너무 궁금했다"며 "비진학청년들이 청년인생설계학교에 모여서 함께 인생의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청년들이 제안한 사업 중 눈길을 끄는 사업은 고립은둔청년 지킴이 양성교육이다.

고립은둔청년에 대한 이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가족, 친구, 이웃 등을 대상으로 관계증진 및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립은둔청년 지킴이 양성교육을 통해 가족관계 문제 해결과 사회안전망 구축 및 사회인식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의 필요와 욕구가 반영된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청년들의 참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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