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 오세훈 약속 믿었는데…혁신파크 '해고' 위기


서울시, 혁신파크 위탁 종료 공문 보내
노조 "오 시장, 고용승계 약속 지켜야"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서울혁신파크 사업이 올 12월 종료되면서 직원 67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혁신파크분회가 16일 오전 시청 앞에서 고용승계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혁신파크분회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혁신파크를 경제생활문화 중심 지구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존 직원 67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혁신센터 운영법인 위탁기간 종료 공문을 보낸 뒤 사업 정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울혁신파크는 원래 국립보건원이 자리했던 11만㎡ 규모 부지다. 보건원이 이전한 뒤 오세훈 시장의 과거 임기 때인 2009년 무분별한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시가 매입했다. 이후 2015년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시민단체와 지역 공동체를 위한 공간 조성을 목적으로 서울혁신파크를 세웠다.

오 시장 취임 후 시는 지난해 12월 이곳을 '코엑스급' 대규모 복합시설 등으로 조성해 서북권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 시장의 공약사업이다. 60층 높이의 건물과 대규모 복합문화쇼핑몰을 비롯해 서울시립대 산학캠퍼스, 청년·신혼부부·노인 등 다양한 가족형태가 머무를 수 있는 세대공존형 공공주택 '골드빌리지' 등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서울혁신파크 사업이 올 12월 종료되면서 직원 67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혁신파크 개발 사업 조감도. /서울시

이를 위해 시는 올해 12월 위탁기간을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사무직 24명, 시설직 43명 등 센터 무기계약직 직원 67명이 전원 실직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김명숙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혁신파크분회장은 "오세훈 시장은 지방선거 당선 직후인 지난해 6월 서울혁신파크를 방문해 (서울혁신센터) 직원들과 면담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기 위한 개발이므로 가만히 있으면 센터 직원들 고용은 당연히 보장될 것'이라며 고용승계를 약속했다"며 "그런데 한 달이 조금 지난 8월 2일 서울시는 위탁기간 종료 공문을 보내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내년 1월 이후 착공 전까지 임시운영 기간에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시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정상운영과 다를 바 없는 만큼 고용 승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는 올 8월 말 서울혁신파크 부지 임시활용 방안 용역 결과를 내놨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주요 건물인 미래청과 재생동은 그대로 존치되고 야외공간인 피아노숲과 혁신광장 등은 기능을 강화한다.

김 분회장은 "서울혁신파크 부지 임시활용 방안 마련 연구용역 결과 주요 건물을 존치하고 야외공간은 시민공원으로서 기능을 확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임시운영 기간에는 기존과 거의 똑같이 운영된다는 것인데, 입주기업들은 기간을 연장해야 하고 센터 직원들도 고용을 승계해서 2025년 사업 첫 삽을 뜨기 전까지 일자리를 알아볼 시간을 갖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과거 질병관리본부에서 서울혁신파크로 변경해 운영할 당시에도 직원들은 고용승계됐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지난 16일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무인력과 관리인력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며 "큰 틀에선 고용되도록 승계원칙으로 생각해서 방법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시는 임시운영 기간 건축물 철거로 업무가 줄어들면서 67명 전원의 고용승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후 건축물을 철거하고 녹지로 조성해서 시민에게 개방하는 임시활용 기간 관리 인원이 줄어들 것 같다"며 "고용승계 대신 신규 채용을 따로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필요 인원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직원들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감안해 채용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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