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100만 시대…병원 꺼리는 '샤이 환자' 더 많다


우울증 진료 환자 첫 100만명 돌파
주변 시선·비용에 숨는 환자 많아
"시선 두려워 말고 양지로 나와야"

국내 우울증 환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많아진 병원 수와 나아진 인식이 작용했다고 봤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정신과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전보다 환자들 방문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음지에서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들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018∼2022년 우울증 진료 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8년 75만2976명, 2019년 79만9011명, 2020년 83만2378명, 2021년 91만5298명 등 매년 증가했다. 2022년에는 100만744명으로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젊은층 인식 전환에 문턱 낮아져…개원 병·의원도 늘어

우울증 진료 인원이 늘어난 것은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과 달리 정신질환을 일상적 질병으로 보면서 자연스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백명재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나아져 진료 인원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최근 정신과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국세청에서 발표한 '최근 5년 병·의원 사업자 수 증감 현황'에 따르면 2018년 말 1630곳이었던 신경정신과 의원은 2022년 말 2102곳으로 2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원한 병·의원 중 최대 증가 폭이다.

백 교수는 "젊은 층이 밀집한 강남, 홍대 등 과거 찾아보기 어려웠던 곳에 개원한 정신과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병원 방문 망설이기는 여전…"발견과 치료 가장 중요"

전문가들은 여전히 정신과 방문을 망설이는 환자들이 많다고 본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발표한 '2022년 국민정신건강지식 및 태도조사'에 따르면 국민 65%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불편감이나 며칠간 지속된 우울감, 불안, 불면으로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다. 이 중 25%만이 정신과 전문의 포함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특히 '그 정도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응답이 90.3%에 달했다. '치료받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됐다'는 응답도 43.2%나 됐다.

전문가들은 숨겨져 있는 환자들이 많아 정신과 이용을 더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임영무 기자

지난해 정신과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A(29) 씨는 "처음에 많이 망설였다"며 "정신과에 가본 적이 없어서 가면 이상하게 보일까봐 불안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신과 이용이 더 활성화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철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직도 숨은 환자들이 많다. 어떻게 잘 발견하고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건강검진 항목에 우울증이 포함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보험 가입이 안 된다거나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에 두려움이 있어 환자들이 망설인다"면서 "그러나 법적으로 이를 차별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 역시 "정신과 치료비가 비싸다는 오해도 있는데 생각보다 저렴하다"며 "보건복지부에서 정신과 진료를 유도하기 위해 전체 진료액 중 20%만 본인이 부담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망설여지거나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면 최근 시행한 비대면 진료라도 활용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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