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개편' 1주일 최대 몇 시간이 적당할까


이정식 고용부 장관 "국민 6000명 설문조사 결과, 조만간 발표"
직장갑질119 설문 결과, 직장인 절반 "주 48시간 이하 적절"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장 개혁 우선 과제로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처음 공개한 개편안이 '주 최대 69시간' 논란으로 역풍을 맞은 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수정·보완 작업을 지시했다.

처음 발표한 개편안에는 1주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이 많을 때 집중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길게 쉬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특정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된다며 여론의 격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 관련 설문조사를 마무리했다. 이르면 다음 달 초 결과와 함께 보완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부 국정감사에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근로시간은 설문조사 결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투명하게 설명하고 보완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주일 근무시간은 최대 몇 시간이 적당할까.

◆ 직장인 절반 "초과 근로에도 수당 제대로 못 받아"

고용부 설문 조사와 별개로 민간기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인 5명 중 4명은 최대 근로시간을 현행대로 주 52시간을 유지하거나 더 줄이게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6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근로시간제도를 개편해 1주일에 최대 근로시간의 상한을 새롭게 정한다면 몇 시간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 직장인 응답자의 46.7%는 '주 48시간 이하'하고 답했다. 현재 주 52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34.5%였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씩 5일을 기준으로 주 40시간이다. 주 52시간 이상으로 늘려도 좋다는 응답은 18.8%였다. 주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현재 주 52시간제에서도 직장인 2명 중 1명(46.2%)는 야근 등 초과근로를 하고 있었다. 초과근로를 한다는 답변 비율은 남성, 정규직, 제조업, 300인 이상 대기업엥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초과근로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들에게 일주일 평균 초과근로 시간을 물어본 결과 '6시간 이하'(51.1%)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6시간 초과 12시간 이하'는 36.8%를 차지했다. 현행 초과근로 상한을 넘는 '12시간 초과'도 12.1%에 달했다.

초과근로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52.2%는 초과근로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초과근로수당을 일부만 주거나 정해진 한도액만 주고 있다 22.7% △초과근로수당을 전혀 주지 않고 있다 22.7% △초과근로수당은 주지 않고 교통비, 식비 등 실경비만 주고 있다 6.7%로 나타났다. 초과근로수당을 제대로 못 받는 비율은 사무직이 월등히 높았다.

직장갑질119 야근갑질특별위원장인 박성우 노무사는 "여전히 세계 최장노동시간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의 노동시간 관련 최우선과제는 실노동시간 단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시간 상한을 국제적인 규범에 맞춰 최장 48시간으로 단축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총량규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유연근무제 확대 등 모든 논의의 전제는 근로시간 상한을 세계적인 규범 수준으로 맞춘 뒤에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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