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적자' 서울지하철, 전기요금만 2300억…전기료 인상에 울상


올해 납부할 전기요금 지난해보다 26.7%↑
"지하철은 필수 공공서비스…요금 혜택 필요"

매년 수천억 대 적자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시청역 개찰구에 운임조정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매년 수천억 대 적자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더욱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한국전력공사에 납부할 전기요금은 238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502억 원(26.7%), 2021년보다 650억 원(37.5%) 늘어난 액수다.

한전이 지난해 4월 전기요금을 1㎾h당 44.9원 인상한 여파다. 요금을 10원 추가 인상할 경우 약 50억 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공사는 일평균 70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하면서 전기 사용량이 막대해 요금인상에 대한 부담이 크다. 공사의 전기 사용량은 서울시 전체의 2.92%에 달한다. 또 1~8호선 운수수입금 1조3000여 억 원 중 전기요금이 14.6%를 차지한다.

공사는 이런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전용 요금제 등 할인 혜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초중고 및 유치원(6%), 도축장(20%), 천일염·미곡종합처리장(20%)과 같은 공공서비스 업종에 전기요금 할인을 제공한다.

전례도 있다. 한전은 철도운영기관의 어려움을 고려해 지난 2012년 철도운영기관 요금제를 비교적 저렴한 산업용(갑)에서 산업용(을)로 변경해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2017년 만료돼 지금은 혜택이 사라졌다.

공사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비해 고효율 전동차 도입, 냉방기 효율적 운용 등 에너지절약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올 1~8월 전기사용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67㎿h, 0.72% 줄였다. 그럼에도 납부해야 할 전기요금은 28.28% 증가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난 8년간 동결된 지하철 요금으로 열악한 재정여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으로 공사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지하철 요금인상 효과는 전기요금 인상에 묻힌 실정"이라며 "필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철도운영기관 전용 요금제 도입이나 혜택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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