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 인권 감수성 아쉽다"…인권위 고발사건, 기소 절반 못 미쳐


정신병원 환자 정보 공유·강제 입원시켜도 불기소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법상 진정 내용이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거나,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수사의뢰하거나 고발할 수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 지난 2019년 7월 인천 A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들은 곧바로 서울 B정신병원에 강제 이송됐다. A병원 측은 환자들 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B병원 관리부장에 넘겼고, B병원 측은 환자들을 협박하며 이송했다. 당시 구급차에는 응급구조사나 의사, 간호사 등 자격이 있는 사람도 없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B병원 원장과 의사, 관리부장 등 3명을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 위반과 감금, 협박 등 혐의로 고발했으나,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는 인정됐으나 최종 기소유예 처분됐다.

인권위가 수사의뢰하거나 고발한 사건 중 정작 기소까지 이어진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인권위 판단에도 수사가 미진해 수사기관의 인권 감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인권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인권위가 수사의뢰하거나 고발한 진정은 총 25건이다. 수사의뢰가 13건, 고발이 12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8년 8건 △2019년 5건 △2020년 2건 △2021년 3건 △2022년 2건 △2023년 4건 등이다. 나머지 1건은 피해자가 고발해 기소되면서 인권위 사건은 공소권없음 결론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최근 5년간 수사가 필요하다며 의뢰하거나 고발해 정식기소된 사건이 6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이 중 정식재판으로 넘어간 사건은 △대학교수 학생 성추행 △가족에 의한 장애인 괴롭힘 △거주시설 장애인 폭행 등 인권침해 △대학교 운동부감독의 선수 성희롱 등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인권침해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종사자 거주인 폭행·상해 등 6건이다.

약식기소는 4건으로 확인됐다. 언어소통장애 아동에 입학 포기를 종용한 사립초등학교장이 특수교육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18년 고발당해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가혹행위와 부당 감금에 따른 인권침해 고발 사건도 일부 기소유예·벌금 70만원 약식기소 처분됐다.

반면 여전히 수사 중이거나 회신 대기 중인 사건은 10건이다. 대표적으로 경찰은 안승남 더불어민주당 구리시장 후보가 시장 재직 시절 시청 근무하던 C국장을 부당하게 한 공사에 파견하고 복귀 요청을 묵살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최종 혐의없음 결론 나거나 기소유예 처분된 사건도 B병원을 포함해 4건이다.

인권위는 인권위법에 따라 진정 내용이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거나,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수사의뢰하거나 고발할 수 있다.

황 의원은 "인권위가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고발한 건에 대해 수사기관이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수사가 지연되는 등 수사기관 법집행에 있어 아쉬운 측면이 있는데, 인권 감수성을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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