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지난해 장애인 학대 신고가 4958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학대로 확인된 신고건수는 1186건으로 직전년도보다 5.5% 늘어났다. 36.4%는 가족이나 친인척이 학대를 가한 사례였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를 9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2019년부터 장애인 학대 관련 통계를 산출, 학대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정책 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전체 학대 신고건수는 4958건으로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18년보다 35.5%나 증가했다. 4958건 중 학대 의심 사례는 2641건으로 2018년에 비해 43.9% 늘어났다.
장애인 학대 의심은 △학대가 있었음이 인정 △피해 불분명 또는 증거 부족으로 명확히 학대로 판정할 수 없는 잠재위험사례 △학대가 인정되지 않는 비학대사례 등 총 3가지로 구분된다.
조사 결과 4958건 중 최종적으로 학대로 판정된 건수는 1186건이었다. 직전년도 1124건보다 5.5% 늘어났으며 2018년부터 지속 증가했다. 다만 잠재위험사례는 230건으로 전년 307건보다 21.8% 줄었다.
1186건 중 여성 장애인이 611명(51.5%)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연령은 20대가 307명(25.9%), 17세 이하 249명(21%), 30대 193명(16.3%), 40대 159명(13.4%) 순이었다.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가 학대를 당한 사례가 전체의 67.9%(805건) 이었다. 뇌병변장애 83건(7%), 자폐성장애 77건(6.5%), 지체장애 61건(5.1%) 순이다. 정신적장애(지적·자폐성·정신)는 2018년 74.1%에서 2022년 77.3%로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학대행위자는 가족 및 친인척이 432건으로 36.4%를 차지했다. 사회복지시설 및 유관기관 종사자가 429건(36.1%)이었다. 가족 및 친인척이 학대를 가한 432건 중 부친이 125건, 모친이 87건이었다. 배우자는 75건, 자녀는 37건, 형제자매나 형제자매의 배우자는 62건에 달했다.
학대 행위자 1186명 중 남성은 840명으로 전체의 70.8%였다. 학대 발생 장소는 피해 장애인의 거주지가 486건(41%), 장애인거주시설 198건(16.7%)이다.
장애아동이 학대를 당한 사례도 249건이 있었다.
2018년 194건에 불과했던 본인 신고율은 2022년 43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복지부는 한국 사회의 장애인식 및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의식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복지부는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장애인학대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학대 피해자 종합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학대 신고 및 조사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추가로 확충하고 인력 증원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춘희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장애인이 학대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곘다"며 "특히 학대 고위험군인 발달장애인 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