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과 위례 신도시 사업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재판에서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뇌물)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재판 말미에 이 대표는 "잠깐 할 말이 있다"며 재판장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 대표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상식적으로 봤을 때 말이 되는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민간사업자였던 사람들은 제가 혐오해 마지 않는 부동산투기 세력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수사가 몇 년째냐"며 "검사 수십 명이 투입돼서 수백 번 압수수색을 하고 제가 살아있는 한 (수사를) 계속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 측은 공소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의 2만 페이지에 달하는 제출 증거와 350명의 참고인 조사를 보면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보인다"며 "검찰은 증거 없는 사건에서 직접 관련되지 않는 구성 요건 등 사무처리 과정을 공소장에 담으면서 피고인이 공모해서 범행한 것처럼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 정부의 야당 대표이자 재선에서 경합했던 정치인을 말살 내지 무력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공소제기"라며 "공소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재판은 이 대표 측의 건강 문제를 이유로 오전 중 마무리됐다. 이 대표 측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8~9시간 장시간 동안 법정에 앉아 있으면서 굉장히 큰 후유증을 남겼다"며 "오늘은 인정 신문 등 필요 절차만 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재판을 떠나 쾌유를 빈다"면서도 "오늘은 그로부터(영장심사) 시일이 지나 회복 진료 절차를 밟고 있고, 최근 SNS 동영상이 올라오는 것을 봐서 모두 절차를 진행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이후 검찰은 준비했던 4시간 30분가량의 공소 사실 중 가장 짧은 위례 신도시에 관한 부분만 진행한 채 재판을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 전 실장을 안아보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정진상 피고인과 전혀 접촉 못하고 있다"며 "법정 안에서라도 휴정하거나 재판이 종료되면 대화는 하지 않을 테니까 신체접촉만 할 수 있도록 그것만 부탁한다. 안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허락하자 두 사람은 포옹하고 악수한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지팡이를 짚고 법원에 출석한 이 대표는 '영장 기각 뒤 첫 공개 일정으로 법원에 나오게 됐는데, 한 말씀 부탁드린다', '대장동. 위례 관련 혐의는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하는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퇴정 후에도 아무런 말 없이 차에 올랐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 일당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위례 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에게 내부 정보를 제공해 시공사 등과 21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 그룹 등에 토지 용도변경 등 특혜를 주고 시민구단으로 운영되던 프로축구단 성남FC에 후원금 총 133억 원을 내게 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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