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역사문화축제 '정동야행', 힙한 감성 더해 재탄생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의 대표 역사문화축제인 정동야행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힙한 감성을 더해 재탄생한다. 2015년 정동야행 고궁음악회 모습. /중구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의 대표 역사문화축제인 '정동야행'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힙한 감성을 더해 재탄생한다.

중구는 13~14일 덕수궁과 정동 일대에서 정동야행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정동은 서울 도심에서 근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이자 나라 잃은 아픔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정동야행은 이런 정동 곳곳에 자리한 기관과 시설이 저마다 품고 있는 희로애락의 역사를 시민과 나누는 역사문화축제다.

2015년 시작해 2018년까지 매년 5월과 10월에 열렸다. 이후 서울시에서 운영하다가 5년 만에 구의 품으로 돌아왔다. 올해는 '중심에서 만나다, 랑데부'를 주제로 근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과 희망을 보듬었던 정동을 조명한다.

13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 고궁 음악회의 웅장한 선율로 문을 연다. 루네이트(LUN8), 경기 소리꾼 이희문, 국악인 하윤주, 테너 존노, 피아니스트 조영훈, 소프라노 이해원이 출연한다.

을사늑약이 체결된 현장인 덕수궁 증명전에 다양한 시각 자료와 인물 모형을 마련했다. 을사늑약의 배경, 헤이그 특사파견, 고종 황제의 국권 회복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평소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는 시설을 탐방할 수 있다. 주한 캐나다대사관은 13일 오후 7시부터 40분간, 주한 영국대사관은 14일 오후 3시, 4시, 5시에 30분씩 개방한다. 영국 대사관저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외교관 관저로, 서울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영국식 정원을 갖췄다.

청소년 가족 대상 역사 강연도 열린다. 14일 오후 3시와 6시에 송용진 강사의 '쏭내관 특강'이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정동야행의 백미다. 미국과 영국에서 만든 각각 다른 소리의 파이프오르간 선율을 비교해볼 수 있다.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는 그림과 음악, 춤, 영상, 인문학이 융합된 '화통 콘서트'가 열린다. 소리꾼, 무용수, 랩퍼가 장르를 넘나들며 화끈한 소통을 선보인다.

정동 탐방 프로그램 '다같이 돌자 정동한바퀴'는 축제 기간 매시 정각, 매시 30분마다 운영한다. 국립정동극장, 중명전, 구러시아공사관, 이화박물관, 정동제일교회,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을 둘러보는 90분 코스다.

'고종의 길' 해설 프로그램은 14일 오후 4시와 6시에 출발한다. 문화관광해설사와 세실마루, 구세군역사박물관, 고종의 길, 구러시아공사관, 이화박물관, 증명전,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을 걷는 코스로 90분이 소요된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역사의 주인공이 돼볼 수 있다. 대한제국 지도 만들기, 독립선언서 쓰기,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호소한 고종황제의 밀서에 답장하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근대와 현대를 매개한다.

대한제국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연기자들의 의상 퍼포먼스와 이화여고 동아리 학생들의 퍼레이드도 열린다. 덕수궁 돌담길 상설 무대에서는 퓨전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거리 공연이 열린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덕수궁 돌담길에서 수줍게 마주치던 배재학당, 이화학당 학생들, 파이프오르간 뒤에 숨어 독립선언서를 등사하던 학생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정동야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100여 년 전의 역사적 순간이 현재와 맞닿는 접점, 정동야행에서 새로운 만남을 구성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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