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서울시가 '3000만 관광도시' 실현을 위해 대학 기숙사를 외국인에게 숙박시설로 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학가의 시선이 편치만은 않다.

지난달 잼버리 대원의 급작스런 수도권 이동으로 대학 기숙사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잡음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심과 가까운 대학 기숙사를 대학 프로그램과 연계해 외국 학생이 숙박할 수 있는 '캠퍼스스테이(가칭)'를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중으로 추진안을 마련하고 대학의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 가능한 1~2곳을 선정해 내년 방학부터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이달 12일 발표한 '서울관광미래비전' 달성을 위한 세부사업 중 하나다. 3000만 관광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숙박시설 확보는 필수 요소인 만큼 캠퍼스스테이를 포함해 충분한 숙박시설 공급에 힘쓰겠다는 목표다.

다만 대학가에서는 지난달 새만금 세계잼버리 때 불거진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잼버리 대원들이 서울 대학 기숙사에 숙박할 때 일부 대학은 학생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외부인에게 일방적으로 방을 제공해 학생들 사이에서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방학 때도 계절학기나 학원 수강 때문에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방학 중에도 기숙사를 이용하고 싶은 학생들이 많은데 외국인에게 (기숙사를) 내준다면 학생들이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화도 정서도 다른 외국인이 드나들게 되면 안전 문제도 걱정거리다.

이 대학 관계자는 "지난달 잼버리 대원들이 급작스럽게 대학 기숙사를 이용했을 때도 안전이 걱정된다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며 "검증이 안 된 외국인들을 받아준다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법에서 금지된 수익사업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현행 사립학교법에서는 학교가 교육시설을 활용해 수익사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기숙사는 대학설립운영 규정상 교육편의시설에 포함돼 수익사업이 불가능하고 학생 거주나 교내 관련 행사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시는 정책을 발표하며 세종대가 대학 일부 공간을 활용해 숙박시설로 운영 중인 세종스테이를 예로 들었다. 그러나 세종스테이는 게스트하우스로, 분류상 기타시설에 해당한다. 교육시설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수익사업이 가능한 셈이다.

캠퍼스스테이가 재학생의 주거라는 기숙사의 기본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세대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목적은 교내 관련 행사로 볼 수 없다"며 "서울시와 대학이 협력해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프로그램 내용 및 취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대학 기숙사는 재학생들을 위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유학생 등 방학 때 대학에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하겠다는 방향"이라며 "가능성과 협조 의지가 있는 대학을 섭외하고 문제점과 개선 사례 등 이슈분석을 통해 대상 학교 1~2곳을 섭외해서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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