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재용 섰던 법정에서…이재명, 오후 '대북송금' 구속심사


검사 10여명 투입…1500쪽 의견서
의료진 준비한 회복식으로 점심 해결
이르면 이날 밤 구속 여부 결정

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영장실질심사가 5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받는 이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영장실질심사가 5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오전 심문에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심문이 진행됐으며 오후에는 대북송금 의혹 관련 심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심리하고 있다. 이 대표의 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에서 열리고 있다. 321호는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2020년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거물급 인사들의 운명이 결정됐던 곳이다. 각각 영장 발부와 기각 결과가 나왔다.

법정 앞에는 사복 경찰 5~6명과 법원 경위들이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법원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우려해 휠체어도 준비했다.

검찰은 심문에 10여 명의 검사를 투입했고, 1500여 쪽에 이르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 측은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부터 계속되던 심사는 12시 40분께 점심 식사를 위해 중단했다. 오전 심문에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심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점심시간 후 1시 20분께 다시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일반식이 아닌 의료진이 준비한 회복식으로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부터는 대북송금 의혹 관련 심문이 진행되고 있다.

법원 밖에서는 소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쪽 삼거리에서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측과 보수 단체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재명은 죄가 없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반대편 도로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재명을 구속하라'라는 구호로 맞불을 놓고있다.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 대표는 심사가 끝나는 대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역대 최장 심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금까지는 10시간이 넘게 걸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영장심사가 기록이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서울구치소에 수감, 기각되면 다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으면 다음 날 새벽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김인섭 씨와 언제 마지막으로 연락했는가', '민주당 측 인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진술 번복을 요청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4월∼2017년 2월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과 공모해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1356원의 수익을 올리게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지난 2019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등 800만 달러를 대신 북한에 지급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도 받고 있다.

국회는 지난 21일 열린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표결해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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