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반려인은 마음이 놓이고 반려견은 친구들을 만나니 일석이조예요."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황병조(64) 씨는 2018년 추석부터 명절마다 반려견 우정이(6)를 구청에 맡긴다.
명절마다 부모를 만나러 경북 영주시, 서울 친척집도 방문하기 때문이다. 애견호텔에도 맡겨봤지만 불편한 점이 상당했다. 비용도 부담스럽고 예약이 번거로워 어려웠다.
황 씨는 "(쉼터에) 직접 가보니 환경이 너무 좋았다. 엄청 넓은 강당에 그냥 풀어놓는 게 아니라 놀이공간을 만들어 놓고 시간대별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며 "전문가들이니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강아지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화 교육도 되는지 매너도 좋아진다. 좀 더 똑똑해지는 것 같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강아지에게 맞게끔 교육도 해주니 학교에 갔다오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우정이도 이제는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잡는다고 한다. 신나게 놀고 집으로 돌아오면 며칠을 단잠에 빠진다.
황 씨는 "거기서 친구도 사귈 수 있어서 강아지도 추석을 즐기고, 사람은 사람대로 마음이 놓인다"며 "앞으로도 (구에서) 받아만 준다면 꼭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하계동에 사는 이용재(64) 씨도 5년째 명절마다 반려견 루이(7)를 구청에 맡기고 고향에 다녀온다.
이 씨는 "그 전에는 잘 몰라서 2년 정도는 어머니 댁에 같이 데려갔다"며 "아무래도 친척들도 많이 오시다 보니 강아지를 안 좋아하는 분도 있었고, 음식하는데 털이 날리는 등 불편한 점이 있어서 호텔에 맡길 생각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구청 반려견쉼터는)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직접 가서 보니 깔끔했다"며 "강아지들이 많이 놀 수 있게 잘 해놓은 것 같아서 계속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사진 전송 서비스다. 그는 "루이를 맡기고 어머니 댁에 갔을 때 걱정이 됐는데 중간중간 직원 분들이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내줘서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구는 귀성을 계획 중인 반려인의 위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8년 추석부터 반려견 돌봄쉼터를 열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28~30일 쉼터를 운영한다.
쉼터는 구청 2층 대강당에 위치하며, 호텔장과 놀이터로 구분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3인 1조로 편성된 펫시터를 2교대로 배치하고, 야간에는 구청 당직 근무 인력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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