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도 여야 대치…학생인권조례 얽히고 예결위원장 설켰네


민주당, 의사일정 보이콧 선언
국힘 "학생인권조례 처리 먼저"

서울시의회 양당이 서울시 한 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예결위원장 선임을 두고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이승미 교육위원장이 21일 국민의힘 소속 교육위원들에 대한 고소장을 남대문경찰서에 접수하는 모습. /시의회 민주당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 한 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예결위원장 선임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앞서 학생인권조례폐지안 심의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예산논의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2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올 6월 제319회 정례회 때 예결위원들이 선출됐지만 예결위원장은 선임되지 않고 있다.

시의회 민주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일 본회의 불참과 함께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이 약속을 어기고 예결위원장 선임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11대 의회 개원 당시 여야는 4개년 중 2024년에만 임기 1년인 예결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내년도 예산을 심사할 예결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한 날이었던 15일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 선임 건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회 양당이 서울시 한 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예결위원장 선임을 두고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최재란 민주당 정무부대표(가운데)를 비롯한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이 15일 의원회관에서 의사일정 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혜승 기자

송재혁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임시회 마지막날인 15일 예결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했는데 사전합의도 없이 의사일정표에서 빼버렸다. 이를 본회의 1시간 전에 알았다"며 "양당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적 의사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재란 민주당 정무부대표는 "(예결위원장을 주기로) 약속은 했는데 주기는 싫으니 뭉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합의를 깰 의사는 없지만 학생인권조례폐지안 처리 과정에서 동료 의원을 고소한 민주당의 행동 때문에 예결위원장 선출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상혁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큰 틀의 합의를 깰 마음은 없다"면서도 "본인들도 의회에서 해야 할 역할은 하면서 요구할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미 교육위원장(민주당)이 시민이 청원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논의조차 안하고 정회했다. (논의) 테이블에도 못 올리겠다는 것"이라며 "교육위원장이 여당 의원들을 공무집행방해죄로 고소한 상황에서 (예결위원장) 선임을 처리해줄 의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이달 12일 열린 시의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상정을 요구하며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의사봉을 잡아당겼다. 이승미 교육위원장은 폐지 조례안과 함께 개정 조례안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상정을 거부했다.

이후 이 위원장은 교육위원회 고광민, 김혜영, 이희원 의원을 형법상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남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상욱 시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제일 중요한 건 학생인권조례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그러니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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