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상습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또다시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유아인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지인 최모 씨의 영장도 기각됐다.

윤재남 부장판사는 유씨가 프로포폴 투약, 수면제 불법 매수 관련 범행의 상당 부분과 본인의 대마 흡연 범행은 인정하고 있으며, 관련 증거가 상당 부분 확보돼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유씨가 김모 씨에게 대마흡연을 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있지만, 대마흡연'교사'에 이르는 정도인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도 봤다.

유씨가 공범인 박모 씨에게 휴대폰을 지우라며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피의자에게 동종 범죄전력 없는 점,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한 점을 고려할때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의 영장도 기각됐다. 법원은 "피의자가 범죄사실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으며, 객관적인 증거는 대부분 확보됐다"며 "유아인이 피의자에게 어떤 증거의 삭제를 지시했는지 객관적 증거가 부족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심사를 마치고 나온 유씨는 '두 번째 심사에서 어떤 점을 소명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대로 법정에서 잘 진술했다"고 답했다. 범인 도피와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닙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당시 한 시민이 유씨에게 돈다발을 던지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아인은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시술의 수면마취를 빙자해 약 200회, 5억 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매수·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수십 회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약 1000정을 불법 처방받아 투약하고, 올해 1월 최 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코카인·대마 등을 투약한 혐의도 있다.

유아인은 지난 5월 한 차례 구속을 면했다. 당시 법원은 "범행과 관련된 증거들이 이미 상당수 확보됐다. 피의자도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는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 대마 흡연은 반성하고 있다"며 "코카인 사용은 일정 부분 다툼의 여지를 배제할 수 없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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