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황지향 기자] 잇따른 흉악범죄 발생에 경찰이 현장 치안활동 강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조직 재편을 단행한다. 행정인력을 대폭 줄여 순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형사기동대나 기동순찰대 도입 역시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경찰청이 지난 18일 발표한 조직재편안은 행정·관리 인력을 줄여 치안 현장에 인력을 집중 배치한다는 게 뼈대다. 기동순찰대(2600명)와 형사기동대(1300명) 운영으로 증원되는 범죄예방인력 외에 지역경찰 운영을 개선해 순찰 인력을 3200여 명 정도로 늘리고, 경찰관기동대를 순찰 업무에도 활용해 총 9000여 명 이상의 실 순찰 인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범죄예방과 대응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흉악범죄를 막을 대책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치안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다는 방향은 옳다"면서도 "현장 인력으로 보강된 인원이 3000여명 정도이면 큰 차이가 없고, (흉악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차경찰 시대에 기동순찰대 재도입은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치경찰제를 분리해 지구대와 파출소가 자치경찰로 완전히 이원화가 된 상태에서 국가경찰에 기동순찰대를 둔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국가경찰 체제에서 기동순찰을 한다면 관할이나 책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찰 강화로 강력범죄 예방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단순히 순찰을 강화한다면 부분적으로 일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흉악범죄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증원 없는 기존 인원을 재배치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곽 교수는 "현장 실무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여러 인력이 이동한다면 새로운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반면 계속 업무를 해야 하는 기존의 인력은 굉장히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 범죄 예방이라든지 아니면 발생한 범죄에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진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특성이나 치안 수요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가 새 제도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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