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서울시가 잠실 돔구장 공사기간 중 잠실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쓰자는 야구계 주장에 대해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최근 불거진 대체 구장 논란을 두고 20일 설명자료를 통해 "잠실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활용할 경우 관람객이 하나의 통로로 집중해 빠져나오게 돼 대규모 다중인파사고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18일 로저스센터와 같은 대규모 돔구장과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야구장이 보이는 호텔 숙박 시설을 함께 현재 잠실구장이 있는 위치에 최대 3만 석 규모의 폐쇄형 돔구장을 신축하겠다는 내용이다.
2026년 기존 잠실구장 철거 뒤 2027년부터 착공에 들어가 2031년 말 완공하는 시나리오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과 LG는 2024시즌과 2025시즌까지만 홈 경기를 치르고 약 6년 간 대체 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야구계에서는 공사 기간 잠실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잠실주경기장 개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축구장과 종합경기장, 콘서트장으로 주로 활용되는 잠실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임시 개조해 양 구단 기존 야구팬들의 불편함 없이 홈 경기를 개최하는 방향이다. 임시 개조를 통해 약 1만8000석 규모로 조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시는 안전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사업 계획 상 대체구장 이용 기간 잠실운동장 전역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탄천동로도 지하화 공사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결국 관람객 진출입이 봉은교를 통해서만 가능해 많은 인파가 일시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봉은교는 잠실주경기장 게이트보다 5.5m 높은 위치에 자리해있다. 대체 구장 조성 시 관람객들은 임시로 설치한 폭 6m, 길이 약 100m의 임시 경사로를 통해서만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관람객이 단시간에 통행하기에 보행동선이 매우 열악하다는 판단이다.
KBO와 LG·두산은 종합운동장역에서 진입하는 남측 진출입로를 추가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그렇게 해도 관람객들이 최소 300m 이상 공사구역을 통과해야 해 위험성이 있고, 공사기간도 늘어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KBO, LG·두산 양 구단과 함께 대체구장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건설전문가, 안전전문가와 KBO, LG·두산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최적의 대체 구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