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횡령' 김봉현 항소심도 징역 30년…"엄중 처벌 필요"


1심 징역 30년·769억 원의 추징
공범 스타모빌리티 대표 징역 5년

1200억 원대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라임자산운용 투자 사기 의혹에 연루돼 구속된 후 보석으로 석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지난 2021년 7월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1200억 원대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이재찬·남기정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0년과 769억3540만 원의 추징금 명령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중희 전 스타모빌리티 이사에게도 그대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두 차례 도주 전력이 있다. 항소심 재판 진행 중에도 수감자와 함께 탈옥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정에는 김 전 회장의 도주 우려 때문에 다수의 경찰이 배치됐다. 김 전 회장은 손이 묶인 채 황색 수의를 입고 법정으로 들어왔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과 검찰 측이 주장한 1심의 사법 오해와 법리 오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많은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가 매우 크다"며 "피해회복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해자 스타모빌리티는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고, 회사 주식거래가 정지돼 투자자들까지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또 수원여객은 이 사건으로 운영자금이 고갈돼 일상적으로 지출해야 할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재판부는 "횡령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다수의 공범에게 지시하는 등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의 대부분이 피고인 개인 이익으로 편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 투자 사기 의혹에 연루돼 구속된 후 보석으로 석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범 등을 장기간에 걸쳐 도피시켜 수사에 방해를 초래하기도 했으므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재판 과정에서 보석 조건을 위반해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함으로써 부당하게 자신의 형사책임을 회피하려 했고, 재판 진행 중에 다시 도주할 계획까지 세웠다가 발각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지난 2월 김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0년과 769억 원의 추징명령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횡령, 뇌물 공여 등 공정성을 훼손하는 부패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다"며 "재판 중간에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장기간 도피에 나서는 등 형사 책임을 부당하게 회피하려는 모습에서 진지한 반성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버스회사 수원여객, 스타모빌리티, 재향군인회 상조회 자금 등 약 1000억 원을 횡령하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18년 10월~2019년 1월 수원여객 계좌에서 총 26회에 걸쳐 회삿돈 241억 원을 횡령했다고 본다.

2020년 1월에는 라임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CB) 인수대금 400억 원 중 192억 원을 향군 상조회 인수자금에, 나머지 208억7540만 원을 개인채무 변제금 등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 인수한 향군 상조회의 자금과 부동산 등 합계 377억4119만 원, 스탠다드자산운용 자금 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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