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전국철도노조가 5일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갑직스러운 열차 감축으로 이용객들은 다소 불편했지만 큰 혼란은 눈에 띄지 않았다.

파업 첫 날인 14일 오전 서울역은 시민들과 관광객으로 혼잡했다. 전광판은 파업을 알리고 있었고 안내 방송도 계속 흘렀다. 티켓 창구는 줄이 길게 늘어졌다.

경주로 여행을 떠나는 여대생 두 명은 티켓 변경으로 입석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 매진이라 앉아서 가려면 4시간을 기다리다 출발해야 된다. 어쩔 수 없이 입석으로 좌석을 끊었다"고 전했다.

동생 병문안을 위해 광주로 향하던 박정자 씨 역시 "앉아서 가기 위해서는 2~3시간정도 기다렸다가 타야 한다"고 말했다.

파업 영향을 느끼지 못한다는 시민도 있었다. 평소 출장이 잦아 열차 이용을 많이 한다는 직장인 A씨는 "(평소에도) 앉아서 갈 때도 많고 입석으로 갈 때도 있다. 파업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는 이날 오후 12시 지하철 1호선 서울역 3번 출구 앞 세종대로에서 출정식을 열고 △수서행 KTX 투입·공공철도 확대 △성실교섭·합의이행 △4조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출정식에는 주최측 추산 4800~5000명(경찰 측 추산 3500명)의 조합원들이 집결했다. 손에는 '총파업' '철도민영화 정책중단! 수서행 KTX 운행'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노조는 "정부가 지난 1일 하루 최대 4920개의 좌석을 축소해 열차대란을 불러왔다"라며 '철도 쪼개기'로 민영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서행 KTX 운행'이 핵심 요구사항이다. 시민불편을 해소할 유일한 대안은 수서행 KTX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정부가 수서~부산노선을 감축하며 증편한 KTX 시종착을 수서역으로 하면 된다"라며 "KTX와 SRT 연결 운행으로 효율을 극대화하고 KTX와 SRT 운임차별을 해소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철도노조는 이날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총파업을 이어간다. 국토교통부와 사측의 입장을 지켜보며 2차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서울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코레일은 "이번 파업은 수서행 KTX 운행과 고속철도 통합 등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정부정책 사항을 핵심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정당성이 없다"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레일은 파업기간 동안 수도권전철 운행률은 평시대비 75% 수준을 유지하되, 출근 시간대는 90% 이상 운행한다. KTX는 대체 인력을 우선적으로 투입해 평시대비 68% 운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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