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추행' 임옥상 작품 오늘 중으로 철거"

4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 기억의 터에서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한 여성단체 회원들이 기억의 터 기습철거 규탄 행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민중미술가 임옥상 화백의 조형물을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4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중구 남산 '기억의 터'에 있는 조형물을)아직 철거에 들어가진 못했다"며 "오늘 중으로 최대한 빨리 철거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역사에서 어떤 분들보다 고통이 컸던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장소에 성추행 유죄선고를 받은 작가의 전시를 유지하는 건, 시민 여론조사에서도 3분의 2가 '철거해야 된다'고 했고 시 입장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후원 단체인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오전 철거 현장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기억의 터 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임 화백 작품의 철거를 두고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이달 1일 기각됐다.

시는 이날 오전 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기억의 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간의 의미를 변질시킨 임씨의 조형물만 철거하는 것"이라며 "철거 조형물을 대신할 작품은 작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진위는 편향적인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시가 하루빨리 임씨의 작품을 철거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시도 위원회와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고 발전시켜 '기억의 터'를 아픈 역사를 함께 치유하고 가슴 깊이 기억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임 화백은 2013년 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 시립시설 내 임옥상 화백의 작품은 △남산 '기억의 터' △시청 서소문청사 정원 '서울을 그리다' △하늘공원 '하늘을 담는 그릇' △서울숲 '무장애 놀이터' △광화문역 '광화문의 역사' 등 총 5점이다. 이 중 '서울을 그리다', '하늘을 담는 그릇', '광화문의 역사'는 철거가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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