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뒤숭숭한 수산시장…개운치 않은 시민들


일본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작
수산시장 상인 "정부, 정확한 정보 알려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이 방사능 오염수 방류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더팩트ㅣ이장원 인턴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저장 탱크에 보관 중이던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기 시작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12년 5개월 만이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와 바닷물 희석을 거친 총 134만 톤의 오염수를 약 30년간 방류할 계획이다. 방류 이후에도 원전 인근 바다 삼중수소 농도를 정기적으로 확인한다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불안한 모습이다. 상인들도 한숨을 내쉰다.

◆"2011년 원전 사고 때도 멀쩡…국민 안심시켜야"

수산업계 종사자들은 오염수 논란이 다소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해양 방류에 문제가 있다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에 이미 나타났어야 했다는 것이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 A씨는 "처음에 후쿠시마 원전이 터졌을 때는 아무런 필터 장치도 없이 수십, 수백만 톤의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로 들어갔다"며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 씨는 "여기서 일하면서 오염수 때문에 문제가 된 사람은 한 번도 본 적도,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가 불거진 이후 노량진을 찾는 손님들은 확연히 줄었다. 박씨는 "오시던 분들은 그래도 좀 오시는 데 새로 오시는 분들이 좀 줄었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오염수 문제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정치인들도 다 수산물을 먹을 것 아닌가. 정치싸움만 하지말고 사실을 토대로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안전하다지만 불안…신경 안 쓴다는 시민도

이에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적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25일(현지시간) "미국은 안전하고 투명하며 과학에 기반한 일본의 오염수 방류 프로세스에 만족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같은 설명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은 개운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김모(25) 씨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다들 신경쓴다고 하니 조금 찝찝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정원(24) 씨는 "지금 당장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해도 미래에도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굳이 더러운 기분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산물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수민(48) 씨처럼 "하루 아침에 수산물을 다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크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정부·여당과 수산업계는 국민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사진은 2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인근에 수산업계 종사자들이 붙여 놓은 현수막의 모습. /이상빈 기자

◆ 정부·수산업계 "이중·삼중 검역체계…안전관리 철저히"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수산업계는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25일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모니터링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적시에 최선의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협 관계자는 "국내산 어류의 경우 생산단계에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유통단계에서 식약청이 이중으로 안전 검사를 하고 있다. 또 수협 자체적으로 방사능 검사기를 통해 추가로 검사를 진행한다"며 "이렇게 이중·삼중으로 검사하는 동안 정상범위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안전관리를 전제로 홍보와 소비촉진 행사들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bastian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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