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 나가면 '텅장'"…버스요금 인상에 시민 '울상'


12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 300원↑
"월급 빼고 다 올라"…버스 대신 지하철 타기도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지금 월급으로는 살기 힘든데, 교통비는 착실히도 오르네요."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종로1가 버스정류장에서 <더팩트> 취재진을 만난 환경미화원 황명숙(70) 씨는 "버스비를 찍을 때마다 (교통비 인상이) 체감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매일 오전 5시 수색역에서 종각역으로 출근한다. 그는 "교통비가 너무 많이 올라서 놀랐다"며 "원래 100원 정도로 올렸었는데 갑자기 300원이 올라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모(30) 씨는 "월급도 짠데 버스비가 너무 올랐다"며 "한 달 교통비가 원래 6만 원 정도 나왔었는데 계산해보니 이번 달에는 8만 원은 나올 것 같다. 대출비, 생활비에 교통비까지 나가면 '텅장'"이라고 호소했다.

보험업에 종사하는 유봉오(60) 씨는 업무 특성상 하루에도 몇 번씩 버스를 탄다. 그는 "서울시청 근처에 사무실이 있는데 삼선교도 가고 하월곡동도 간다"며 "하루에 2000~3000원씩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교통 요금이 조금씩 올라야 하는데 한꺼번에 너무 올랐다"며 "버스요금이 올라서 기분이 안 좋다. 아주 죽겠다"고 토로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종로경찰서 버스정류장에 시내버스 운임 조정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해인 기자

버스요금 인상을 계기로 대신 지하철을 타게 됐다는 시민도 있었다.

조인영(24) 씨는 "버스는 한 번에 가는데 지하철은 더 오래 걸리고 갈아타야 하지만 요즘은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시민들은 체감폭이 더 크다는 푸념이다. 자연스럽게 각종 할인 정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가영(27) 씨는 "광역버스를 타려는데 버스비 3000원이 찍히는 걸 보고 기절할 뻔했다"며 "교통비가 30%나 올라서 알뜰교통카드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서울 마포구 상암동으로 출퇴근하는 이모(26) 씨는 "돈을 벌려고 출퇴근을 하는데 출퇴근 비용이 부담스러워졌다"며 "교통비 혜택이 있는 체크카드로 바꿨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2일 오전 3시 첫차부터 300원 올라 1500원이 됐다. 광역버스는 700원 오른 3000원, 심야버스는 350원 오른 2500원, 마을버스는 300원 오른 1200원이다.

시는 대중교통 경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요금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요금 인상분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편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환경·서비스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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