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인턴기자] 자신을 데이트폭력 가해자로 신고했다는 이유로 40대 동거 여성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사형 선고를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도성 부장판사는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모(33) 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저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지만 나라의 세금으로 생활하는 것이 맞을까 (의문이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구치소 수감 중에 피해자인 여자친구가 여러 차례 나와 죄책감이 있었고 어떡하면 내가 죽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사형이 집행된다면 장기기증을 하겠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용서를 받을 것 같다. 요즘 살인 뉴스가 나오는 것을 보며 마음이 무겁고 슬프다. 다신 그런 일이 없게 사형을 집행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을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상정보공개 고지명령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려달라고 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112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상가 주차장에서 흉기를 사용한 점은 죄책이 매우 무겁고 대검 심리분석 결과 재범 위험성 또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5월26일 금천구 시흥동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조사를 받고 돌아오는 피해자를 흉기로 찌른 뒤 차량 뒷좌석에 태워 도주했다. 범행 8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3시30분께 경기 파주시에서 긴급체포 됐다.

검찰은 김 씨에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특례법상 카메라 등 촬영, 시체유기, 감금, 폭행, 상해, 재물손괴 등 혐의도 적용해 6월 20일 구속기소 했다.

선고 공판은 3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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