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태 옥중 입장문 "정치권 희생양 되고 싶지 않다"


검찰 '봐주기 수사' 주장 반박..."혐의만 9개, 도대체 뭐가 봐주기인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일 쌍방울그룹을 통해 공개한 호소문에서 더 이상 정치권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방울 제공

[더팩트ㅣ김시형 인턴기자] 불법 대북송금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정치권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일 쌍방울그룹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진실이 호도되고 저와 회사가 정치권의 희생양이 되어가는 작금의 사태에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입장문에는 김 전 회장의 자필 서명과 수원구치소 직인이 찍혀 있었다. 지난 2월 구속된 이후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낸 것은 처음이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 주장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은 "무려 9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최근에도 추가 기소를 당했고, 검찰이 특정한 횡령 혐의 액수도 수백억 원에 달한다"며 "금액과 조사 대상만 봐도 도대체 어느 부분을 검찰이 저에게 '봐주기 수사'를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북송금에 대해서도 '경기도의 제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와 그 관련자들의 제안으로 시작해 대북 사업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기업인으로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을 향해서도 직격했다. 김 전 회장은 "일부 정치인들이 저를 '노상강도'에 비유하고 '깡패'라고 표현하며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다"며 "품격 있고 덕망 있는 정치인들이 사용한 단어라는 게 무색할 정도의 저급한 말들로 저를 지칭하는 것에 구치소 독방에서 눈물을 삼켰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에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한 이상한 검찰"이라며 "김 전 회장은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같은달 30일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를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왼쪽)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김 전 회장은 이어 "저는 정치와 거리가 먼 기업인일 뿐"이라며 "일부 정치인들이 저와 경기도 대북사업에 함께한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수사와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으며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가 2019년 추진하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추진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납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구속 기소됐다.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대북사업의 대가로 약 3억 원 상당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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