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재차 불러 조사하는 등 구속영장 재청구 초읽기에 들어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박 전 특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일하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남욱 씨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실제 8억 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수재 등)를 받는다. 당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던 우리은행은 2015년 3월 심사부 반대로 최종 불참했고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하겠다며 1500억 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12월 컨소시엄 출자 및 여신의향서 발급과 관련해 남 씨 등으로부터 200억 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박 전 특검이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을 실제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이밖에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된 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표 김만배 씨 등에게서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의 대가로 5억 원을 받고 향후 50억 원을 약정받은 혐의를 받는다. 박 전 특검이 김 씨와 남 씨, 회계사 정영학 씨 등에게서 나온 5억 원을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 씨를 통해 수수하고 다시 이 돈을 김 씨에게 보내 화천대유의 증자대금으로 사용하게 해 대장동 사업 지분을 확보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달 30일 기각됐다. 법원은 "본건 혐의의 주요 증거인 관련자들의 진술을 이 법원의 심문 결과에 비춰 살펴볼 때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여부, 금품 제공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하여 사실적, 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에 비추어, 현시점에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보인다"며 "현 단계에서는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사실관계부터 법리까지 문제 삼은 것이다.

이후 검찰은 박 전 특검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보강 수사를 이어왔다. 박 전 특검의 딸 박모 씨가 화천대유에서 대여금 등 명목으로 얻은 약 25억 원 상당 이익의 일부가 민간업자들이 박 전 특검의 지위를 보고 준 청탁성 금품이라는 점 등이 맹점이다. 또 박 전 특검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대한변협 회장 선거비용 등 실제로 받은 자금 흐름을 규명하는 데에도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검찰은 지난 18일 박 전 특검의 가족을 압수수색하고, 24일에는 박 전 특검의 딸 박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 기각 이후 보강 수사를 진행했고 혐의사실을 명백히 규명할 수 있는 인적·물적 증거를 추가 확보했다. 박 전 특검의 추가 입장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의자 신분인 딸 박 씨의 신병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박 전 특검에 대한 보강수사를 거쳐 검토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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