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막바지 논의에 들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 자율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공익위원들의 의지가 강해 다음 주까지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3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이어갔다.
앞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내년 최저임금 4차 수정안으로, 시급 기준 각각 1만 1140원과 9740원을 제시했다.
노사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했다. 격차는 최초 요구안 2590원에서 1차 수정안 2480원, 2차 수정안 2300원, 3차 수정안 1820원, 4차 수정안 1400원으로 좁혀졌다.
여전히 양측 이견이 커 최임위는 이날 5차 수정안을 제시하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노사는 입장차를 뚜렷하게 보였다.
근로자위원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 발언에서 "서울시는 하반기에 지하철 150원, 버스 300원 등 대중교통요금을 인상했다"며 "지난해와 올해 물가폭등과 실질임금 저하 상황으로 벼랑으로 떨어진 저임금 취약계층의 생계 부담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반드시 회복시켜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낮은 수준으로 결정되면 사실상 정부가 개입한 공작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계가 주장하는 1만 2000원은 희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임금"이라며 "소상 자영의 어려움을 저임금 노동자에게 책임전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제도는 고용보험법 등 29개 법령 48개 제도와 연동, 국가재정에도 막대한 영향 미친다. 법정 강행규정인만큼 인상결정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 중소영세기업, 소상이 생존할 수 있도록 반드시 현 수준 최저임금도 어려워 감당하지 못하는 사업주를 위주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가 최대한 의견을 좁히고 합의를 통해 결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위원장으로서도 결과를 끈기있게 기다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공익위원들의 노사 간 합의 촉구 의지가 강해 최저임금 결정이 다음주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도 "공익위원은 노사가 최저임금 수준의 자율적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러 차례 노력에도 합의가 어려운 경우 제도가 허용하는 시간까지 회의를 연장해 논의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주 18일 최저임금 의결이 된다면 심의 기간은 109일로 역대 최장기간 논의인 2016년 108일을 넘게 된다.
최저임금위는 남은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이달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넘겨야 한다.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pep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