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정신질환 수용자에 징벌을 내릴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10일 정신질환 의심 수용자 징벌 과정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단을 받게 하거나 징벌위원회 전문의 참여 절차 등 제도개선 방안을 시행하라고 법무부 장관에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교도소 입소 당시 직원 상대 폭언·소란 혐의로 보호실에 수용됐던 B씨는 보호장비를 과도하게 사용했고 기간으로 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정신질환이 있는데도 전문의 진단 없이 징벌을 집행해 심사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교도소 측은 징벌 대상 행위를 정신질환에 따른 특이행동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자·타해 위협이 있다고 보여 보호실 수용과 보호장치를 조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에 따르면 B씨는 네 차례 의무관 검진에서 양극성 정동 장애 등을 진단받고 주사 처치와 약 처방을 받았고 사건 당일 별다른 이유 없이 소란을 일으켜 13일 보호실 격리와 보호장치 착용이라는 징벌에 처해졌다. 당시 상태가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인권위는 법적 징벌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치료 활동으로 개선하는 것이 수용자의 재사회화 등 교정시설의 근본적 목적에 부합한다고 봤다.

보호의무와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자 등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수용자는 8시간 이상 보호장비를 계속 사용하려면 소장의 사전 허가가 있어야 한다. 당시 B씨는 10시간 이상 장비를 착용시키고도 없었고 관련 상담 기록도 없었다.

인권위는 A교도소장에 보호장치 착용과 보호실 수용이 최소화하도록 하고 징벌을 부과할 때 건강 상태 확인과 같은 보호 업무를 철저히 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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