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최근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처분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 검찰이 쥐고 있는 조 씨 사건의 결론에 관심이 쏠린다. 일가족을 모두 기소하는 사례가 드물고 조 씨가 몸을 낮추면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조 씨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 중인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제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조 씨는 지난해 부산대와 고려대를 상대로 입학 취소 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부산지법은 4월 조 씨의 어머니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형사재판 결과를 근거로 입학 원서와 자기소개서의 경력사항 허위 기재, 위조 표창장 제출 등을 들어 부산대에 대한 한 조 씨의 청구를 1심에서 기각했다.
조 씨의 최근 행보로 공소시효가 임박한 조 씨 사건의 결론에도 관심이 모인다. 조 씨의 업무방해 등 혐의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김민아 부장검사)에서 맡고 있다. 사건의 공소시효는 8월 하순으로 검찰은 곧 처분을 내려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부모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고, 늦었지만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한 점을 고려할 때 기소는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태근 변호사(법률사무소 신록) "부모가 모두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에 자녀까지 기소하는 사례는 드물다. 숙명여고 쌍둥이 역시 처음에는 소년보호재판에 넘겨졌다가 법원의 검찰 송치로 형사재판을 받게 된 것"이라며 "조 씨의 소 취하는 기소유예 요건 가운데 하나인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보이고, 검찰도 뒤늦게 조 씨를 기소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교무부장인 아버지와 함께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을 공모한 혐의를 받은 숙명여고 쌍둥이는 애초 서울가정법원 소년보호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당시 "아버지가 구속된 점을 참작했다"며 쌍둥이를 형사 기소하지 않고 이같이 처분했다. 청소년 교화에 목적을 두는 소년부 재판에서는 봉사활동·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내리게 된다. 전과 기록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법원이 사건을 다시 검찰로 돌려보냄으로써 쌍둥이는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다만 조 씨를 기소유예 처분 하면 아버지 조 전 장관 입장에서는 항소심 양형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중견 변호사는 "부모 모두 실형이 나온 상황에서 자녀까지 실형 선고를 내리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기소해도 벌금형 내지 집행유예가 선고될 것"이라며 "검찰은 조 씨를 기소하지 않고 사안에 대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한 양형 사유를 만드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다만 혐의내용이 중대하고, 같은 혐의로 부모 모두 유죄를 선고받는 등 조 씨의 법적 책임 소재도 명백한 만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이미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 확정·1심 유죄 판단이 나왔기 때문에 행정소송을 끝까지 해도 실익이 없을 것"이라며 "행정소송도 승산이 없고, 공소시효도 가까워지니 소를 취하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등 다른 사건과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사안이 중해 당연히 기소해야 할 사안"이라며 "소 취하로 검찰이 다소 부담은 있겠지만 정공법 측면에서는 기소하는 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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