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대법관 후보 "18억 의견서 송구…제출은 어려워"


김앤장·태평양 등에 60여건 써줘
"비밀유지 의무있어 제출은 곤란"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로스쿨 교수 시절 거액을 받고 대형 로펌에 의견서를 써줬다는 사실을 사과했으나 자료 제출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영준 후보자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고액의 소득이라 송구스럽다"며 "최근 2년간 관계를 맺은 로펌 사건 은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모든 회피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2018~2022년 김앤장·태평양 등 7개 로펌에 법률의견서 63건을 작성해준 대가로 총 18억1000만원(세금공제 후 6억9699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야당 의원들은 권 후보자가 쓴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비밀 유지 의무 논란이 있고 로펌의 정보라고 볼 여지도 있다"며 사실상 거절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소송 중이던 하나금융지주에 써준 법률 의견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권 후보자는 "상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 재임 중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권 후보자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권 후보자의 딸이 고교 재학 시절 서울대 법대 워크숍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며 아버지의 개입이나 입시에 영향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권영준 후보자는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1993년 35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5기)에 합격했다. 서울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 근무했으며 2006년부터 서울대 법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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