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인턴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인물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립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 대표의 재판이 10일 시작됐다. 피고인들은 증거 목록이 많아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장성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유사수신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된 신 전 대표 등 8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신 전 대표 등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들이 아무도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증거 목록이 방대하다. 최근 목록 복사를 마쳐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다음 기일을 6~8주 뒤에 잡아달라는 피고인 측의 요청에 재판부는 내달 28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검찰은 테라폼랩스 일당이 사업을 통해 최소 4629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지난 4월25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공동대표와 신 전 대표가 테라 코인이 가격이 고정되는 '스테이블 코인'이라 현실 경제에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내세웠지만, 당초 실현 불가능한 사업이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을 속여 사업을 강행했다고 본다. 테라코인 자전거래를 반복하면서 거래량을 부풀려 수요가 있는 것처럼 가장하고, 특정가격을 설정해 매도·매수 주문을 반복해 테라 가격이 유지되도록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테라 코인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조작 가능 범위를 넘어서자 가격고정이 깨졌다. 며칠 뒤 루나 코인이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약 50조원이 증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신 전 대표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신 대표는 테라, 루나 폭락 사태 2년 전 퇴사해 폭락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고, 진상 규명을 바라면서 루나 사태 발생 직후 자진 입국해 10개월 이상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왔다'며 "검찰에서 설명한 공소사실은 객관적 실체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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