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회사 분할 전 하도급법 위반, 신설법인에 시정명령 위법"


HD현대중공업, 공정위 상대 최종 승소

회사 분할 전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이유로 신설법인에 내린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는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회사 분할 전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이유로 신설법인에 내린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HD현대중공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물적 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으로 나뉘었다.

이듬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분할된 신설법인 현대중공업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옛 현대중공업 시절 물품에 하자가 있다며 협력업체에 주지않은 대금과 지연이자 등 4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불복한 현대중공업은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은 공정위의 처분을 취소하라며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분할 전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시정조치를 명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2007년 11월 회사 분할 전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 때문에 신설회사에 과징금을 물려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당시 공정거래법에는 제재사유를 승계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

재판부는 이같은 법리가 하도급법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며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2007년 대법원 판결 뒤 분할 전 위법행위를 이유로 신설법인에 과징금이나 시정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공정거래법을 개정했으나 하도급법은 손을 대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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