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장원 인턴기자] 동덕여대 '쓰레기차 참변'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학생들과 학교가 대책 마련에 합의했다. 학내 갈등은 봉합된 모양새지만, 유가족들이 김명애 총장 등을 고소하면서 사고 책임 규명은 경찰로 넘어갔다.
동덕여대는 7일 오후 홈페이지에 '2023학년도 학내 사고 이후 대응 및 대책 마련에 대한 합의문'을 게시했다. 지난달 5일 재학생 양모(21) 씨가 언덕길에서 사고를 당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학교는 총학생회의 공식입장을 수용해 학교 측과 학생들이 같은 수로 참여하는 공동비대위를 준비·개최하기로 했다.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해 학내 사고 및 관련 제반 사항을 논의한다.
캠퍼스내 안전 문제를 지속 논의하기 위한 안전강화위원회를 새로 만든다. 사고 이후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 서명운동 등에 학교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약속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이어진 본관 농성과 서명운동도 중단하기로 했다. 학교도 학내 안전 보장을 위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합의문을 철저히 이행하기로 했다.
◆ 유족, 김명애 총장 등 고소…수사 대폭 확대
학내갈등은 일단락된 듯 하지만, 사고 책임 문제는 불씨로 남아 있다. 학생들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김명애 총장에게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동비대위가 안건으로 '도의적 책임' 문제도 다루기로 하면서 향후 '총장 사퇴'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청한 재학생은 "사고 예방도 중요하지만 책임도 중요하다"며 "사고 이후 총장의 행보를 보면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학생들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이 김명애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을 고소하면서 '안전 책임' 문제는 경찰 수사로 확대됐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김 총장과 사무처장 등 학교 관계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당초 경찰은 사고를 낸 트럭 운전사 A(81) 씨만 수사했지만 유족이 지난달 23일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김 총장 등 학교 주요 관계자들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학교 측이 언덕길과 관련해 안전지침을 준수했는지,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김서원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실무 책임자든 누구든 학교에선 아무도 사고에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경찰 수사가 시작된 만큼 경과를 보며 이후 설치될 공동비대위에서 법적 책임과 도의적 책임을 함께 묻겠다"고 밝혔다.
bastianle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