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가 장마철을 앞두고 빗물받이 쓰레기 투기를 예방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빗물받이 가시성을 높이는 디자인의 시범도입을 추진했지만 이미 장마가 시작됐는데도 실제 설치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호우 시 빗물받이가 담배꽁초 등 쓰레기로 막히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빗물받이 디자인 '옐로박스'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빗물받이 뚜껑에 노란색 테두리와 빗금을 칠해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유도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현재까지 시범사업 대상지인 강남·관악·서초구에 옐로박스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각 자치구는 교체물량이 확보되는대로 순차적으로 설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장마가 끝난 뒤에야 설치되는 곳도 불가피해졌다.
장마철 폭우 때 빗물이 빗물받이를 통해 하수구로 빠져나가야 물난리를 막을 수 있다.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이를 막으면 빗물이 역류해 침수가 발생하게 된다. 지난해 8월 강남 지역 침수 피해 원인 중 하나로 꽉 막힌 빗물받이가 꼽히기도 했다.
이에 시는 지난달 수해 및 반지하 주거개선 관련 약식브리핑에서 대책 중 하나로 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강남·관악·서초구에 옐로박스를 각각 100개씩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관악구 관계자는 "이달 중순쯤 옐로박스 제작이 완료된다"며 "제작 업체가 서울에 한 곳밖에 없어서 시에서 예산을 받아 시행하는 데 오래 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남·서초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남구 관계자는 "설치 시기는 17일 이후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아직 물건이 도착도 안 했다"며 "다음주 이후에 설치 예정이다"고 했다.
시는 지난해 8월 발생한 피해를 반면교사로 올해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에게 침수를 사전에 경고하는 침수 예·경보제, 이웃 주민이 반지하 거주 재해약자의 신속 대피를 돕는 '동행파트너' 서비스 등을 올해 처음 시행한다. 침수취약도로 사전통제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일반도로까지 확대 적용한다.
가장 기본적인 배수시설인 빗물받이도 철저히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빗물받이 청소 횟수를 연 2회에서 3회 이상으로 늘리고, 자치구별로 주요 관리지역을 상시순찰하는 특별순찰반과 24시간 시민신고제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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