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뉴스] 1000만명 본 음바페 '이강인 언급' 영상…알고보니 가짜뉴스 (영상)


6월 15일 유튜브에 올라온 쇼츠 영상
이달 3일까지 조회수 1160만 회 기록
일본 기자 AI 음성으로 짜깁기한 영상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던 음바페의 이강인 이적설 반응 쇼츠 영상. 사실은 가짜뉴스였다. /[60초 뉴스] 갈무리

[더팩트|이상빈 기자] 지난달부터 유튜브에서는 축구 팬이라면 한 번쯤 봤을 쇼츠 영상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에이스이자 자국 리그 파리생제르맹(PSG)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5)가 이강인(22·레알 마요르카)의 이적설에 관해서 입장을 밝히는 내용입니다.

영상은 일본 기자가 프랑스인 음바페에게 영어로 질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일본 기자는 당시 'PSG 이적설'이 피어오르던 이강인을 팀이 마케팅용으로 영입하려 한다고 생각하는지 음바페에게 묻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본 선수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한 번 더 질문합니다.

그러자 음바페는 "이강인이 재능을 가진 선수기에 PSG에 올 수 있고, 그가 어떤 선수인지 충분히 안다"면서 "당신 나라(일본) 선수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합니다.

지난달 15일 올라온 이 영상은 이달 3일까지 조회수가 무려 1160만회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어 채널이란 점을 고려해 단순하게 계산하면 대한민국 국민 5분의 1이 본 셈입니다.

세계 최고 축구 선수로 꼽히는 음바페가 이강인을 치켜세우고 일본 기자에게 한 방 먹이는 듯한 이 영상은 그러나 사실 가짜뉴스입니다.

문제의 쇼츠가 차용한 원본 영상. 2021년 6월 13일 유로 2020 독일과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진행한 음바페의 기자회견 영상이다. /유투브 채널 BeanymanSports3 갈무리

원본 영상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1년 6월 13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조별리그 F조 독일과 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음바페의 기자회견입니다. 당시 음바페는 PSG와 계약 만료까지 1년 반이 남은 상황에서 재계약하지 않자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CF 이적설에 휩싸였습니다. 또한 그가 PSG에 전력 보강용 선수 영입을 요청했다는 악성 루머도 퍼졌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음바페에게 쏟아진 질문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이적설과 루머에 관한 것입니다. 아울러 대표팀 동료 올리비에 지루(37·AC 밀란)와 불화설에 관한 것도 있습니다. 문제의 쇼츠 영상이 차용한 장면도 프랑스 기자가 그를 둘러싼 루머에 관해 어떤 입장인지를 묻는 부분입니다. 당연히 일본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묻습니다.

쇼츠 영상에 나온 일본 기자의 질문은 AI로 만들어 낸 가짜 음성입니다. 자막에서나 일본 기자라고 했지, 그게 팩트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또한 자세히 들어 보면 일본인이라고 하기엔 영어가 상당히 유창하고 어딘가 기계적이면서 부자연스러운 호흡이 느껴집니다. 이강인과 관련한 영어 질문을 만들어서 의도적으로 영상에 짜깁기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쇼츠에서 음바페가 한 말의 자막도 모두 실제와는 다릅니다.

실제로 음바페는 이강인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금 나는 프랑스를 대표하려고 여기 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프랑스 대표팀이다. 팀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난 회장(나세르 알 켈라이피)이나 레오나르도(스포팅 디렉터)에게 선수 영입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며 계약 상황과 민감한 루머에 선을 그었습니다.

한국 선수 이야기를 허위로 짜깁기한 해외 축구 쇼츠 영상이 유튜브에서 활개 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쇼츠 영상을 보고 기분이 좋았을 축구 팬들에겐 김이 빠지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게 가짜뉴스라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한국 선수 이야기기를 허위로 집어넣어 외국 선수 및 감독의 '가짜 반응'을 주제로 만든 쇼츠가 유튜브에서 활개 치고 있습니다. 만약 관련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미 국내 언론이 앞다퉈 다뤘을 것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에 더 이상 속는 사람이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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