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넘어간 황의조 '사생활 논란'…"유포자 실형 불가피"


성폭법 위반·명예훼손·비밀침해 여지
'불법촬영'이라면 황의조도 수사 가능성

FC서울 소속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 폭로 글이 확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네티즌 A씨는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교제하며 가스라이팅을 했고, 휴대전화에 몰카로 추정되는 영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FC서울 소속 축구선수 황의조가 '사생활 동영상'을 공개한 인물을 고소하면서 공은 경찰로 넘어갔다. 영상이 온라인상으로 무분별하게 유포돼 2차 가해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폭로자가 성폭력처벌법은 물론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한다. 다만 휴대전화 속 영상이 불법촬영물이라면 황의조 역시 수사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다수 피해자 가능성에 죄질 나빠 실형 유력

전문가들은 A씨가 황의조의 의사에 반해 사진과 영상을 유출했다면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우선 A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 14조 2항은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반포 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촬영 당시 대상자의 동의를 구했더라도 허락 없이 유포한다면 위법이다.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영상을 유포했더라도 함께 나온 타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면 역시 위법이다.

영상 속 여성이 A씨가 아니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피해자가 두 명이 돼 형이 가중될 수 있다.

이은의 변호사는 "영상이 불법촬영물이라면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이 된다"며 "(황의조와 영상 속 여성이) 합의 하에 영상을 찍었다고 하더라도 여성은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A씨의 이해관계에 따라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영상이 공개된 것이기 때문에 중범죄"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불법촬영물이라고 해도 SNS에 유포할 게 아니라 경찰서에 갔어야 맞다"며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임의로 영상을 퍼뜨리는 것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28일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 유포 관련 고소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 /남윤호 기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여지도 있다. 황의조 측은 A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매니지먼트사인 UJ스포츠는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 및 사생활 유출로 선수에게 피해를 준 점에 규탄한다"며 "무분별한 루머 확산에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보가 허위사실일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장윤미 변호사는 "가스라이팅은 주장이라서 명예훼손이 아닐 수 있지만, 여러 여성과 만나며 관계를 가졌다는 말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기 때문에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의조 측 주장대로 도난당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생활을 유표했다면 비밀침해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형법 316조 2항은 '비밀장치를 한 사람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 알아낸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성폭력처벌법 위반부터 명예훼손, 비밀침해 혐의까지 인정된다면 A씨는 실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의 변호사는 "자신이 '몰카'의 피해자라고 생각돼 황의조의 휴대전화를 볼 수밖에 없었다면 양형에 반영 가능하겠지만, 입증할 수 없다면 SNS에 영상을 올리기 전에 이미 비밀침해죄가 성립한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만으로도 실형이 나올 수 있는데, 불법촬영물 유포까지 더하면 징역 3~4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일반 명예훼손보다 가중해서 처벌한다. 피해가 걷잡을 수 없고 죄질이 나쁘다"며 실형을 예상했다.

지난 25일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애인 관계인 것처럼 행동하며 잠자리를 취하고 다시 해외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관계 정립을 피하는 방식으로 수많은 여성들을 가스라이팅 했다며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과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남용희 기자

◆ '불법촬영'이라면? 황의조도 수사 받을 수도

일각에선 불법 촬영 의혹도 나온다. 황의조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했다면 그 역시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성폭력처벌법 14조 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장윤미 변호사는 "(불법촬영 영상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당연히 성폭력처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의조 측은 불법촬영 의혹에 선을 그었다. 영상 속 인물과는 교제했던 사이로 상호 동의하에 촬영됐다는 입장이다.

성동경찰서는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듣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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