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홍보물 제한한 대학…인권위 "평등권 침해"


차별인식 개선 교육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대학 내 성소수자 소모임 홍보물 게시 승인 과정에서 다른 소모임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허가하지 않아 차별당했다는 진정을 놓고 평등권 침해 행위라고 판단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대학에서 성소수자 소모임 홍보물 게시 승인에 통상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면 평등권 침해 행위라는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9일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교육시설 이용에 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소속 교직원에 성소수자 등에 차별인식 개선 교육을 실시하라고 A대학교 총장에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대학교 성소수자 소모임은 부원 모집 홍보물 게시 승인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다른 소모임과 달리 예민한 사항이라며 보류하는 등 게시를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학교 측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게시를 불허한 것이 아니라 소모임 홍보물 익명 게시, 지도교수 관리·감독 미비 등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는 합리적 이유 없이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했다며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라고 봤다.

인권위는 학교 측이 승인한 소모임 홍보물 5건 중 지도교수 지도받아 게시된 것은 1건이고, 승인된 홍보물 중 1건은 개인정보 기재 없이도 승인됐다며 성적지향을 이유로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학내 학생단체를 이용하거나 카카오톡 익명 채팅을 이용한 범죄행위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실명 확인 홍보물 게시만 허용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게시판 관리 지침상 승인 요청 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등 학교 측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소수자 활동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고 주장하나 개인정보를 기재하면 혐오와 차별 대상이 될 수 있고 아우팅(outing) 등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라며 "홍보물 게시와 관련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은 편견과 차별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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