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면직 유효…법원 "방통위 신뢰 저해 위험"


"방통위원장도 위원 중 하나로 면직 가능"

법원이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의혹으로 면직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과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법원이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의혹으로 면직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다. 다음 달 31일까지 임기가 남은 한 위원장은 복귀가 어려워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면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계속 방통위원장 직무를 수행하도록 할 경우 방통위 심의·의결 과정 결과에 대한 사회적 신뢰뿐만 아니라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국민의 신뢰가 저해될 위험이 발생해 공공복리에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방통위원장도 방통위원 중 한 명으로 다른 방통위원과 마찬가지로 면직 사유가 있는 경우 면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 측은 "위원장은 탄핵 소추만 가능하고 면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방통위원장으로서 전체 회의를 주재하고 소관하는 기관장으로서 종편 재승인 심사 업무 등이 중립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다"며 "그 직무를 방임하고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방기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2020년 TV조선의 재승인 심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대학교수를 심사위원으로 선정하고, 점수가 낮게 조작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할 걸로 본다. 관련 의혹에 대해 평가 점수 조작이 없었다는 내용의 허위 보도자료를 내포한 혐의도 적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임기를 두 달가량 남겨둔 한 위원장에 대해 면직을 재가했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평가 점수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방송통신위원회 담당 국·과장과 심사위원장을 지휘·감독하는 책임자로서 그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면직 재가 이유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곧바로 법원에 면직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달 12일 열린 첫 심문기일에서 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친 행정위원인 방통위원장에 대항 방통위법에 의거하지 않은 직무배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측이 "방통위원장도 위원의 책임이 있으므로 면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맞서면서 면직에 대한 공방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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