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26.9% 인상된 시급 1만2210원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요구하며 최초안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2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노동계는 회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2210원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9620원보다 26.9% 인상된 것것으로 월급으로는 255만1890원(209시간 기준)이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오늘부터 본격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위해 최초 요구안을 제시했다. 열흘도 남지 않은 법정 심의기한 준수를 위해 논의가 시작되길 바란다"며 "사회갈등과 혼란을 초래하는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에서 벗어나 동결이나 삭감안이 아닌 인상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경영계는 업종별 차등 적용이 정리되지 않으면 최초안을 제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며 "결국 차등 적용을 내세우며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기 위해 심의를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근로자위원들이 발표한 1만2210원은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하고 모두 문 닫으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임위 조사 결과 적정인상률은 15% 이상이 5.3%에 불과했고, 3% 미만은 34.6%였다. 근로자 생각보다 많은 최초요구안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업종별 구분 적용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최저임금은 지불 능력이 취약한 업종의 법 준수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며 "근본 해결책은 준수가 가능하도록 해당 업종에 대한 차등 적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계는 구속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고용노동부가 근로자위원에서 직권 해촉하기로 한 데 대해 강력 규탄했다.
박 부위원장은 "업종별 차등 적용과 최저임금 수준을 표결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으로, 최임위 운영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위원장과 고용부에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현재 신규 위원으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한 상태다. 그러나 고용부는 김 처장의 투쟁을 지원 사격하다 연행된 김 위원장에 대해 '공동 정범'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위촉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 5일로,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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