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기준 없이 국회의원 보좌직원 직급을 낮추는 것은 인격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23일 국회의원 보좌직원 직급 변동 절차를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 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보좌관인 A씨는 의원이 직급을 임의로 하향 조정했고, 국회의장에게 허위사실을 사유로 요청서를 제출해 부당하게 직권면직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의원은 A씨가 퇴직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했으며 신규 임용할 사람이 결정돼 직급 변경 절차로서 기존 면직·임명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용은 의원 의사를 존중해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도 했다.
인권위는 수사기관 수사가 진행 중이라 행정심판법에 따른 권리구제 절차도 종결된 것으로 판단하고 진정을 각하했다. 다만 보좌직원 간 직급 변경 행위는 인격권과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별정직공무원에 '국가공무원법'상 일부 신분보장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임용권자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지만, 아무 근거나 기준 없이 직급을 하향 조정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직급 하향 조정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강임 또는 강등 조치와 유사한데 강임은 직제 또는 정원 변경이나 예산 감소 등으로 직위가 없어지거나 하위 직위로 변경된 경우로 본인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등은 징계 한 종류로 보좌직원 직급 하향 조정은 인사상 불이익 처분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인사상 불이익은 권력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직장 내 괴롭힘' 한 형태로, 헌법상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에서 연유하는 인격권·직업수행 자유 침해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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