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건설현장 불법 행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조직이었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건산노조) 수도권 지역 간부 등을 24개 현장에서 채용과 금품을 강요한 혐의로 불구속 송치한다. 이른바 '건폭'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주 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공동강요) 혐의로 건산노조 서울경기지부 전직 지부장 이모 씨 등 간부 10명을 포함해 총 42명을 불구속 상태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한다.
이 전 지부장과 총괄수석부지부장 차모 씨, 부지부장 문모 씨, 사무국장 김모 씨 4명을 포함한 간부 10명 등 노조원 42명은 지난 2021~2022년 서울 강동구 강일동 등 수도권 지역 24개 현장에서 노조원 400여명 채용을 강요하고, 총 1억3000만원 상당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건산노조는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였으나 진병준 전 위원장 횡령 논란으로 지난해 7월 제명됐다. 경찰은 이 전 지부장을 정점으로 서울경기지부 산하 6개 지대 노조원이 현장에서 채용·금품 강요 행위를 벌였다고 본다.
경찰은 이 전 지부장 등 간부 4명을 놓고 지난달 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후 이달 초 구속영장을 재차 신청했으나 검찰은 반려했다. 경찰은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해 불구속 상태로 이들을 검찰에 넘긴다.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같은 지부 지부장 출신 유모 씨도 같은 죄명으로 수사하고 있다. 지부 전 사무국장 최모 씨, 전 조직국장 진모 씨 등 3명은 지난 2019~2021년 경기 성남 등 10여개 건설 현장에서 기업에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고 금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강력범죄수사대는 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건산노조 등 크게 세 부류로 건설현장 불법 행위를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연합노련) 이모 위원장을 구속 송치했다. 이 위원장은 재판에 넘겨졌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수도권북부지역본부를 집중 수사하는 경찰은 김모 본부장을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문모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사무국장도 조사했다. 지난 13일에는 건설노조 계좌 정보 등 데이터가 있는 서버관리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김 본부장은 16개 수도권 지역 건설 현장에서 업체 관계자에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고 전임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뜯어내도록 산하 조직에 지시하거나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산하 서남지대 우모 전 지대장을 구속 송치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25일까지 건설현장 불법 행위 특별단속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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