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간호사 면허가 있어도 절반만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간호사 연평균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배 이상 높았지만 면허 대비 임상 간호사 비율은 최하위권으로 조사됐다.

대한간호협회는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간하는 '건강보험통계'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간호사 면허자(48만1211명) 가운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는 52.8%(25만4227명)다. OECD 평균은 68.2%로 한국은 최하위권이다.

간호사 신규 면허자는 2019년 2만356명, 2020년 2만1357명, 2021년 2만1741명, 2022년 2만3362명으로 매년 평균 5.1% 증가해 OECD 국가 평균인 1.2%보다 4.25배 높지만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들은 줄어드는 실정이다.

임상 간호사 비율은 2019년 51.9%, 2020년 51.7%, 2021년 52.5%, 2022년 52.8%에 불과했다. 면허가 있어도 절반 정도만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셈이다.

간협은 과도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환경, 업무 부적응 문제 등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국가고시에 합격한 신규 간호사는 10만7227명이었지만, 임상 간호사수는 같은 기간 5만8913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간협은 매년 1만명에 가까운 간호사가 병원을 떠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호사 사직률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20년에는 19.7%였다. 이들 중 45.2%는 사직 이유로 '업무 범위 이상 과도한 일'을 꼽았다.

특히 신규 간호사의 사직률은 2017년 38.1%였으나 2021년 52.8%로 불과 5년 사이 14.7% 상승했다.

간협 관계자는 "간호사 배치수준은 환자의 사망률, 패혈증, 재입원 등 환자의 건강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며 "만성적 간호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규 배출 인력만 늘릴 게 아니라 간호사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는 이유를 제거하고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과 배치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