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김해인 기자] 서울시의회 여야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시정연설을 두고 이틀 연속 대립을 이어갔다.
송재혁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13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19회 정례회 원내대표 의사진행발언에서 "의회를 파행으로 이끌고 10시간 가까이 111명을 볼모로 의회를 공전시킨 것은 명백한 의장의 전횡"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정기회는 개회 40분 만에 정회돼 10시간 넘게 속개되지 못하고 자정 넘어서 자동 산회됐다"며 "적어도 의장은 자동산회 이전이라도 의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 말씀이 있어야 했지만 어떤 말씀도 없이 오늘 오전 본회의에 아예 출석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같은 의회의 불안정한 운영이 다시 재발하지 않길 바라며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하라"고 외쳤다.
김종길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에게 쓰일 예산 설명은 뒷전이고 시의회와 정책적 갈등을 겪고 있는 이슈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설파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날 나타난 교육감의 독선적인 태도를 보면 왜 교실에서 편향적인 사상과 이념이 교육되고 근절되지 않는지 깨닫게 된다"며 "민주당도 이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전날 김현기 의장은 미리 제출받은 조 교육감의 시정연설 내용에서 특정 내용을 뺄 것을 요구했지만 조 교육감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김 의장이 정회를 선언했고 회의는 10시간 이상 중단된 끝에 자정에 자동 산회했다.
이날 오전 정례회는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을 대리해 남창진 부의장 주재로 열렸으며 조 교육감 시정연설 없이 시의원 시정질문으로 시작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측이 원내대표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 부의장은 개회 약 1시간 만에 양당 대표 협의를 위해 정회했다.
오후 첫번째 발언자인 박강산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무장 발언과 지난달 30일에 있었던 경계경보 오발령을 언급하며 안보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박 의원은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한다고 말했는데 핵무장 발언은 서울시장으로서 적절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또 경계경보 오발령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좋은 경험이었다. 시민의 안전 불감증을 테스트 해본다' 식의 정신승리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하며 "이번 사안은 오발령 인거냐, 과잉대응인거냐"고 물었다.
오 시장은 "북한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중국에 충분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며 "국력과 과학 기술을 갖춘 우리나라에서 적성국가에 묵묵부답, 가만히 있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북한에 대해 소형·경량화를 방치하고 (중국이) 그런 외교 행보를 계속하는 경우 한국이 오히려 핵무장에 나갈 수 있다는 분위기는 분명 한반도 비핵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경계경보에 관련해서는 "오발령도 과잉대응도 아닌 실무공무원들의 이해할 수 있는 실수"라며 "반복되지 않도록 자동적으로 발령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판단, 발령, 보고에 있어서 판단이 개입하지 않는 매뉴얼 개정 작업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는 가운데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은 작년 이태원 이후 무대응보다는 적극 대응하는 것이 낫다, 상황이 불명확하고 애매모호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시민들께 대피 유도 발령을 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대응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불허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박 의원은 "약자와의 동행을 대표적인 시정철학으로 말했는데 여기에 성소수자가 포함돼 있는가"라고 물었고 오 시장은 "장애인은 약자지만 전장연은 약자가 아니듯 성소수자가 하는 모든 행사가 약자로서 배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7월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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