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폭' 빗댄 유동규 …진술 번복 논란에 항변


김만배 "사람들이 천화동인 1호 유동규 걸로 알아"
정진상, 이재명 '대장동 의혹' 심리 재판부로 재배당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 실장의 뇌물 수수 혐의를 따지는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진술 번복에 대한 지적을 받자 조직폭력배가 진실을 가려주기 위해 진술하다 진실을 말하면 번복이냐고 반문했다. 유 전 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대장동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신의 진술 번복 논란을 두고 "진실을 가리려다가 진실을 말하면 번복이냐"고 반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측근 인사들을 조직폭력배에 빗대는 듯한 발언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정 전 실장의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재판에 이어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어졌다.

정 전 실장 측은 2021년 10월 3일자 검찰의 신문 조서를 제시하며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검사가 묻자 '지난번에 김용 정진상을 만난 기억이 안 났는데 다시 떠올려 보니 의형제 맺기 전에 정진상, 김용, 김만배가 여러 번 술자리하면서 친분을 쌓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기억이 안 나다가 기억이 난 것이다. 번복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후 정 전 실장 측이 유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을 계속 의심하자 유 전 본부장은" 사실과 다르게 얘기한 부분에 대해 기억나서 얘기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조직폭력배가 (두목의) 진실을 가려주기 위해 진술하다 진실을 말하면 번복이냐.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 전 실장 측이 제시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 전 기자가 유 전 본부장에게 '천화동인 1호가 남들은 네 거(유동규)로 알아. 내 거(김만배)가 아니란 걸 알아'라고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검찰이 "이 대화를 보면 김만배와 증인은 천화동인 1호가 증인 소유라고 인정하고 있는데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제거면 제가 관리를 했어야 하고 썼어야 했다"며 "제 통제 아래 있거나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든지 갖다 쓸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편 정 전 실장의 재판은 대장동 배임 혐의를 심리하는 이 대표의 재판부로 재배당됐다. 법원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의 뇌물 혐의를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이 사건을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로 재배당하기로 했다. 현재 형사33부는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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