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업종별 차등 적용' 노사 충돌…"지불능력 고려" vs "빈곤 악화"


4차 전원회의서 노동계, 업종별 차등적용 논의 생략 요구
경영계 "소상공인 최저임금보다 못한 수익 현실" 논의 촉구

내년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도입 여부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사진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2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박준식 위원장./세종=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내년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도입 여부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3차 전원회의에 이어 '최저임금 사업 종류별 구분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가 지난달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세종=이동률 기자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2021년 기준 자영업자의 월소득은 163만원 정도인데 최저임금은 182만원"이라며 "최저임금보다 못한 수익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불주체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 업종별 구분 적용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그동안 논의는 필요성과 문제점만 각자 주장했다. 논의가 오래되긴 했지만 통계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적 근거가 명확한 구분적용에 대한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결과를 심의 자료로 채택하는 절차를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분 적용 보고서 작성자를 초청해 설명도 듣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왼쪽)이 지난달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세종=이동률 기자

노동계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구분 적용은 통계 데이터가 부족하고 낙인효과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 낸 바 있다"며 "소모적 논의는 삼가고 시한이 보름밖에 남지 않았으니 수준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업종별로 임금격차가 큰 한국사회에서 최저임금을 구분해 적용하는 것은 자영업자와 노동자의 빈곤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경제 구조의 문제이며 자영업자를 살리는 것은 경제 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 정책이지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구속된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총장과 관련해해 정 사무총장은 "본격적인 심의 진행과 원활한 회의를 위한 해법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111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 중이라 이번 주 안에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한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 5일로,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다음 최저임금위 회의는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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