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쇄신안 발표 "5년 내 정원 20% 감축"


정치적 편파 논란 사과…방송출연제한 심의위 신설

예산지원 중단 위기에 몰린 TBS가 5년 내 정원 20%를 감축하겠다는 고강도 쇄신책을 12일 내놓았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라디오 공개홀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공영성 강화를 위한 TBS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TBS 제공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예산지원 중단 위기에 몰린 TBS가 5년 내 정원 20%를 감축하겠다는 고강도 쇄신책을 내놓았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라디오 공개홀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공영성 강화를 위한 TBS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신규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5년 내 정원을 20% 감축한다.

정 대표는 "(그동안) 열심히 운영해왔지만 방만한 것도 사실이었고, 시의회에서 요구하는 것도 서울시에서 요구하는 것도 정원이든 현원이든 객관적 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일정 기간 방만하게 운영한 측면이 있어서 책임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및 부서장의 업무추진비를 전액 삭감하고 간부 직원의 연봉을 4% 반납한다. 전 직원 연장근로를 제한해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59% 줄인다.

이를 통해 30억~40억 원 가량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재정 압박을 받을 테니 절대 허투루 돈을 쓰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부연했다.

정치적 편파 논란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을 훼손하며 시민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며 "시민 여러분의 따끔한 비판을 귀담아듣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공정성 강화를 위해 방통위 등 감독기관에서 법정제재를 받았거나 마약·폭행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방송인, 정치인 등의 출연을 규제하는 '방송출연제한 심의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사회자 선정의 균형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KBS 등 타 방송사의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준용해 규정을 제정한다.

다만 심의위원회 신설에 따른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 대표는 "방송에 대한 통제나 제한으로 보일 우려는 인지한다"면서도 "운영 부분에서 전혀 그럴 일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방송 통제가 아니라 더 잘 운영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TBS는 지난달 기존 임직원 행동강령을 개정해 임직원의 부당한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개인의 정치활동이 기관의 정치활동으로 보이지 않도록 규정했다. 개정된 행동강령은 근무시간 중 업무와 무관한 취미, 종교,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적법한 정치활동을 하더라도 기관(TBS) 정치활동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방송 심의 기능도 강화했다. 조직 내 방송심의 위상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심의팀을 대표 직속으로 격상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1월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프로그램의 정치 편향을 문제삼으며 내년부터 TBS가 전체 예산의 70%인 약 300억 원에 달하는 시 출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조례를 가결했다. 올해 예산도 지난해보다 88억 원 삭감했다.

다만 당장 올 하반기부터 TBS가 방송 중단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시는 최근 추경안에서 TBS에 73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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