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투기 목적이 없이 일시적으로 3주택 이상 보유한 경우 일반세율보다 높은 양도소득세를 중과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지난 3월 30일 A씨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의 배우자 B씨는 1985년 6월 서울 마포구의 2층 주택을 취득해 보유하던 중 2018년 22억4000만 원에 양도했다. 당시 고가주택 양도에 해당한다고 봐 9억 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양도소득세 6470만 원을 신고·납부했다.

A씨는 2018년 3월23일 광명시의 아파트를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해 소유하고 있었고, B씨는 2018년 3월27일 서울 마포구의 또 다른 아파트를 취득해 같은 해 4월19일부터 거주했다.

마포세무서장은 이 사건의 양도가 1세대 3주택 이상에 해당하는 주택양도에 해당한다고 봐 2021년 6월1일 B씨에 대해 구 소득세법에 따른 중과세율인 일반세율의 20% 가산을 적용해 양도소득세 약 8억1398만 원을 경정고지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이의 신청을 거쳐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B씨는 2022년 5월 사망해 A씨와 A씨의 자녀들이 법정 상속인이 됐다.

A씨 측은 "고가주택이라고 하더라도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받은 주택에 해당한다"며 "9억 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일반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2018년 양도 시까지 약 32년간을 거주했으므로 투기 목적이 없는 노후 생계를 꾸린 것"이라며 "망인 세대가 1세대 3주택이었던 기간은 매매 잔금을 지급받기 전 불과 23일로 임대주택과 대체주택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구 소득세법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1세대 3주택 이상에 해당하는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기본세율에 20%를 더한 세율을 적용한다.

법원은 이 사건 주택이 1세대 3주택 이상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중과세율을 부과할 수 없는 사정이 인정된다고 봤다.

법원은 "거주자에게 투기 목적이 없고 대체주택 취득 후 종전주택 양도까지 소요된 기간이 주택 거래 현실 등에 비춰 사회통념상 일시적이라고 인정되는 사정이 있는 경우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 사건 주택 양도는 양도소득세를 중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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